전북 김제시가 시민공원에 설치해 논란을 빚은 용 조형물에 대해, 시민의견을 바탕으로 이전 등 처리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제시는 2017년 공무원 제안에서 금상을 받은 ‘달님별님, 반짝반짝 문화체육공원’을 기반으로 김제시 검산동 시민문화체육공원 수변공간에 사업비 2억7천만원을 들여 머리·몸통·꼬리로 약 50m 구간의 용 조형물, 여인상, 부들(식물) 조형물 2점 등 조형물 4점을 설치했다. 전북지역 대학교수 21명 가운데 7명을 무작위로 뽑아서 꾸려진 평가위원들이 선정한 제안서를 평가해 추진했고 지난 3월에 완공했다.
용 조형물은 수 천년 농경문화의 중심지인 벽골제 쌍용 설화를 형상화했고, 여인상은 사랑을 한아름 안고 행복해 하는 설렘을 표현했고, 야생풀 부들은 물가에서 은은하게 빛을 내며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고 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종교계 등 시민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총길이 30여m에 이르는 용 조형물은 산책하는 시민들이 아치형태로 이뤄진 용의 몸속을 통과해야만 반대편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야간에는 붉은색의 조명이 용의 머리부터 몸통·꼬리 부분까지 휘감는 형상이어서 혐오감 마저 준다는 지적이 있다.
일부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용 조형물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해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권익위는 용 조형물에 대해 △혐오감을 준다며 807명이 청원서를 접수했고 △조형물 철거만을 주장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다른 장소로 옮겨도 적은 예산(1천만원 이하)으로 가능한 데다 △조형물 설치 때 주민의견을 배제한 점 등을 들어, 시가 검토해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지평선이 있는 김제는 농경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앞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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