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신용회복을 돕는 광주드림은행(은행장 박수민)은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역 인근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광주청년드림은행 제공
취업 준비생 ㄱ(23)씨는 최근 ‘내구제 대출’을 받았다. 내구제 대출은 ‘내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뜻의 은어다. 밀린 월세 등 급한 불을 끄려고 휴대전화 3대를 개통해 유심칩을 뺀 뒤 협잡꾼에게 넘기고 1대에 30만원씩을 받았다. 1년치 휴대전화 요금 선납비와 기기값으로 진 빚이 700만원이 됐다. ㄱ씨는 광주드림은행의 도움으로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활용해 6년 동안 빚을 나눠 상환할 수 있게 됐다.
광주드림은행(은행장 박수민)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빚 고민을 안고 있는 18~38살 청년들의 신용회복을 돕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광주시가 예산 3억원을 지원해 지난해부터 업무를 시작해 청년들을 돕고 있다. 상담자들 중엔 협잡꾼의 꾐에 빠져 고율이자로 돈을 빌리는 일명 ‘작업대출’로 거액의 빚쟁이가 된 사례도 있다.
광주드림은행은 지난해 청년 99명에게 신용회복 및 연체예방 지원비로 80만원씩 7920만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70명이 신용회복위원회의 도움으로 채무감면·분할상환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게 하는 개인워크아웃 등의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광주드림은행은 지난 1~3월 시 예산 지원이 지체돼 활동을 중단했다가 올 4월 업무를 재개해 벌써 청년 120명을 상담했다. 주세연 사업팀장은 “1시간30분씩 두차례에 걸쳐 상담을 진행한 뒤 맞춤형 해법을 세워 청년들이 정상적인 경제생활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062)521-2567.
지난 5월 23일 광주청년드림은행 이전 개소식 행사가 열린 뒤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광주드림은행 제공
민간 주도의 비영리 복지법인 광주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광주주먹밥은행(은행장 강위원)은 은행 등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힘든 형편의 서민들에게 최대 30만원까지 긴급 생활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주먹밥은행의 3대 대출 원칙은 무이자·무담보·무보증이다. 상환기간은 1년 이내에 빌린 당사자가 자유롭게 설계한다.
2017년 10월 주먹밥은행 개점 이후 272명이 10만~30만원씩 모두 8140만원을 빌려갔다. 대출금 재원은 시민 예치금으로 마련된다. 한 구좌당 30만원의 예치금을 광주주먹밥은행에 맡기면 1년 후에 원금을 돌려주고 연 2%에 해당하는 이자는 기부금 영수증으로 보낸다. 지금까지 181명이 7748만원을 맡겼다.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최석호 사무처장은 “서민들 중 체납된 가스비나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도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다는 호소를 듣고 주먹밥은행을 설립했다”고 말했다.(062)945-6688.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광산투게더나눔문화재단은 무이자·무담보·무보증 3무를 기치로 내걸고 광주주먹밥은행을 설립했다♣H 있다.광주주먹밥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