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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예술인들 사랑방 영흥식당 재현…‘맛있는 미술관’전 눈길

등록 2019-07-02 11:01수정 2019-07-02 11:05

광주시립미술관 2일 오후 5시 개막식
20여 명 작가 남도 음식·맛 소재 작품
전라도의 맛을 고집했던 광주광역시 동구 궁고 영흥식당 단골이었던 임남진 작가가 2일 개막하는 `맛있는 미술관'전에서 영흥식당 풍경을 재현한 작품을 선보인다.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전라도의 맛을 고집했던 광주광역시 동구 궁고 영흥식당 단골이었던 임남진 작가가 2일 개막하는 `맛있는 미술관'전에서 영흥식당 풍경을 재현한 작품을 선보인다.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연탄 불에 직접 구워 내놓는 전어구이는 그 식당의 상징적 메뉴였다. 광주광역시 동구 궁동 예술의거리 인근 영흥식당은 화가·시인, 민주인사, 서민들에게 30여 년 남짓 고향집같은 식당이었다. 1989년 문을 열어 ‘영흥주(酒)립대학’으로 불렸던 이 식당은 가난한 예술인 등이 두부 한 모 달랑 시켜놓고 죽치고 앉아 막걸리를 줄창 마셔대며 토론하고 노래를 불렀던 사랑방이었다. 영흥식당이 지난 해 7월 주인의 건강악화와 건물 매각 등의 이유로 문을 닫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이젠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으로 사라져버린 영흥식당이 예술로 재현된다. 2일부터 11월 3일까지 이어지는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의 ‘맛있는 미술관’전에서다. 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에서 임남진 화가는 영흥식당의 기억을 화폭에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영흥식당 작가로 불릴 정도로 이 식당의 단골이었던 임 작가는 <풍속도Ⅱ-영흥식당>(2006)이라는 작품으로 내부 풍경을 그리기도 했었다.

광주광역시 동구 궁동 옛 영흥식당은 많은 예술인들과 민주인사들이 죽치고 앉아 술을 마시던 사랑방이었다.<전남일보> 제공
광주광역시 동구 궁동 옛 영흥식당은 많은 예술인들과 민주인사들이 죽치고 앉아 술을 마시던 사랑방이었다.<전남일보> 제공
광주 식당들의 독특한 광경을 담은 작품들도 전시된다. 김영태 작가는 광주만의 맛이 스민 허름한 골목식당들의 풍경을 세밀하게 카메라에 담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종구·임옥상 작가의 작품엔 밥의 소중함과 사랑, 따뜻한 밥상이 되기를 소망하는 민중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이남 작가는 광주의 대표 음식으로 선정된 주먹밥의 상징성을 극대화시킨 커다란 폭포 형태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하루케이(K) 작가는 장소의 기억과 감정들을 편집된 산수화 도시락으로 표현했다. 이정기 작가의 사과, 정정식 작가의 무등산 수박 등도 시각적인 맛의 쾌감을 선사한다.

2일부터 11월3일까지 이어지는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의 ‘맛있는 미술관’전.광주시립미술관 제공
2일부터 11월3일까지 이어지는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의 ‘맛있는 미술관’전.광주시립미술관 제공
남도에서 잔치음식의 중심이고 제사 음식의 시작인 홍어도 작품으로 등장한다. 박문종 작가가 홍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전시하고, 윤남웅 작가는 생선 궤짝 그림들과 국밥 등 재래 시장 풍경을 담은 작품을 보여준다. 신양호 작가는 고장 나고 해체된 파편들로 ‘갈치’를 작품화했고, 이하윤 작가는 번과 다산의 상징인 쌀을 이용한 설치 작품을 완성했다.

2일부터 11월3일까지 이어지는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의 ‘맛있는 미술관’전 홍보물.
2일부터 11월3일까지 이어지는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의 ‘맛있는 미술관’전 홍보물.

‘맛있는 미술관’전 개막식은 2일 오후 5시 시립미술관 본관 1층 로비에서 열린된다. 소리꾼 김주희씨가 판소리 <춘향가> 중 ‘이도령이 달콤한 음식을 권하는 대목’, ‘월매가 술상 차리는 대목’을 불러 전시 개막을 축하하고, 박철 셰프의 음식 퍼포먼스도 이어진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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