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일부 남녀 공학 중·고교에 탈의실이 갖춰지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광주광역시의 일부 남녀 공학 중·고교에 탈의실이 없어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운동복을 갈아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변화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학교 안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광주시교육청 쪽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지역 전체 초·중·고 317곳 가운데 탈의실이 없는 학교는 96곳(30.2%)에 달했다. 고등학교는 67곳 중 15곳(22.4%), 중학교는 90곳 중 18곳(20%), 초등학교는 155곳 중 62곳(40%)에 탈의실이 없었다. 특수학교 5곳 중에 탈의실이 없는 학교는 4곳(8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탈의실이 없는 중·고교 33곳 가운데 남녀 공학 고교는 3곳이고, 남녀 공학 중학교는 9곳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광주 지역 중·고교의 탈의실 설치비율은 79%로 전국 중·고교 탈의실 평균 설치비율(65.2%)보다 높은 실정이다. 전국 중학교 3278곳 중 탈의실이 설치된 곳은 2219곳(67.7%)이고 전국 고교 2412곳 중 탈의실이 있는 학교는 1491곳(61.8%)으로 다른 지역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신체적인 변화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탈의 공간을 제공해 청소년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의실이 없는 학교 학생들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학생들은 화장실에서 운동복을 갈아입는 것이 불편해, 교복 위에 운동복을 겹쳐 입기도 한다. 탈의실이 있는 학교에선 탈의실 안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의 박고형준 상임활동가는 “탈의실 설치는 교육부에 교육시설 개선사업을 요청하면 가능한데도 시교육청이 이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쪽은 “광주 시내 중·고교 33곳은 2020년 초까지 예산을 확보해 탈의실을 지을 예정이며,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63곳은 본예산으로 확보해 탈의실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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