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호 동진강수역의 오염된 물 색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새만금방조제 안의 바닷물이 담수화 목표시기인 2020년을 6개월 앞두고, 수질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녹색연합은 전북지방환경청이 매월 발표하는 새만금호의 오염수치를 보면, 올해 5월의 경우, 새만금호 동진강수역 중간지대인 DE2지점의 수질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22.4ppm을 기록해 새만금사업 이후 최악의 수질을 보였다고 17일 밝혔다. 이 단체는 새만금호의 담수화 목표시기인 2020년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인데도 개선은 커녕, 2018년 1월부터 17개월간 계속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D의 경우 호소에서 10ppm을 초과하면 최악의 수질인 6급수인데, 10ppm을 넘어서 22.4ppm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DE2지점에서 녹조의 원인인 클로로필-a의 농도가 203.9ppm을 보였다. 이 역시 호소 수질등급 6등급(70ppm)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최악을 나타냈다. 중간지대에 해당하는 DL1지점의 경우도 COD가 21.7ppm을 보였고, 클로로필-a의 농도도 225.6ppm을 기록해 역시 6등급이었다. 또한 만경강수역 중간지점인 ME2지점의 수질도 COD 기준 16.1ppm을 기록했고, 클로로필-a의 농도도 113ppm을 기록해 역시 최악의 수질인 6등급으로 나타났다.
강 하류와 새만금방조제의 중간지대에 해당하는 DE2와 ME2 지점은 애초 새만금호의 농업용지 구간이고, DE2 보다 방조제에 가까운 DL1 지점은 도시용지 구간이다. 이같은 수질 악화는 새만금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등 내부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바닷물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정체되기 때문으로 이 단체는 판단했다. 그 이유는 새만금 동서도로가 윤곽을 드러내고 남북도로 2단계 사업이 본격화한 2018년 1월부터 17개월 동안 DE2와 ME2 지점의 수질이 계속해서 악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단체 한승우 정책위원장은 “이런 상태에서 바닷물이 유통되지 않고 최종 담수화하면 상태가 더 나빠질 것이다.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상시적 해수유통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개발청이 2020년부터 국제업무용지에 스마트 수변도시를 본격 건설하겠다고 홍보하는데,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 위에 국제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 관계자는 “환경부가 새만금 수질개선사업 1단계(2001~2010년)에 이어 2단계(2011~2020년)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평가를 올 하반기부터 내년 9월까지 종합 검토해 대책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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