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이 적성면 괴정리 논에 조성한 유색벼 논그림. 순창군 제공
전북 순창군이 지난달 초 적성면 괴정리 일대 논 1만5천㎡에 조성한 유색벼 논그림이 지역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강천산·회문산과 함께 순창에서 유명한 채계산 정상(해발 341m)에서 내려다보면, 섬진강의 멋진 풍경과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에 자연스럽게 탄성을 자아낸다.
굽이굽이 치는 섬진강과 어우러진 논그림에는 가로 100m, 세로 150m 가량의 크기에 흰색, 검정, 빨강, 파랑, 초록 등 오색으로 논그림이 꾸며져 있다. 전통전각 예술과 팝아트 기법을 접목시켰다. 순창군은 ‘참 좋은 순창에서 웃어요’라는 문구가 이 지역 이미지 부각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 도시민들이 일상에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도록 주말에 이곳을 방문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순창군이 적성면 괴정리 논에 조성한 유색벼 논그림. 홍보 동영상 캡처. 순창군 제공
논그림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림도안, 일반벼 심기, 측량과 기준좌표 표시, 그림과 문구가 들어갈 자리에 일반벼 솎아내기, 유색벼 심기 순으로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지난 6월 초에 인부 20여명이 동원돼 3일간 그림도안에 따라 손으로 직접 모를 심었다. 요즘에는 논그림의 윤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심을 당시만해도 모양새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색깔이 선명해지고 글씨와 그림이 제 모습을 찾은 것이다.
그림을 도안한 순창 출신 팝아티스트 피터 오 작가는 “그림 속의 폭포 모양은 강천산 구장군 폭포, 물결 모양은 섬진강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팝아트와 유색벼가 만나 이번 작품이 만들어졌다. 벼가 자라면서 색깔이 어떻게 변해 어떤 그림이 연출될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순창 출신 팝아티스트 피터 오 작가가 들녘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홍보 동영상 캡처. 순창군 제공
순창군은 길이 270m에 이르는 체계산 출렁다리와 함께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 예산 5천만원 이상을 들여 이 사업을 추진했다. 군은 오는 9월 이곳 들녘에서 논두렁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가을에 수확한 유색벼 오색미를 3~5㎏으로 소포장해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를 복지기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