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코끼리 ‘봉이’와 ‘우리’ 모녀가 과일 얼음과자를 먹고 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제공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 동물들이 얼음과자를 먹고 내실 입실 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해 조기퇴근 하는 방식으로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29일부터 동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더운 날씨 탓에 생기는 스트레스 때문에 저하된 면역력과 활동성을 끌어올리고, 기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시아 코끼리 ‘봉이’(1998년생)와 ‘우리’(2010년) 모녀는 냉수샤워로 더위를 이기고 있다. 수의사와 사육사들은 이들 모녀에게 사과·바나나·파인애플을 통째로 얼린 얼음과자를 특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엄마 봉이는 라오스 태생으로 2008년부터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시베리아호랑이와 벵갈호랑이 등 호랑이 네마리에게 얼린 과일 등 특별식을 제공하고 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제공
얼음과자는 호랑이들에게도 여름나기의 특별식이 되고 있다. 시베리아호랑이와 벵갈호랑이 등 네마리의 호랑이들에겐 소고기와 닭고기를 이용한 고기 얼음과자가 제공된다. 노미현 우치공원관리사무소 동물복지 담당은 “호랑이들은 여름에 특히 힘들어 한다. 식욕이 떨어져 식사량이 절반으로 줄 정도다. 가을이 와야 먹이 양이 는다”고 말했다. 알락꼬리여우원숭이도 과일을 통째로 얼린 얼음과자를 즐긴다.
동물들에게 제공되는 얼음과자엔 체내에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도록 비타민제가 섞여 있다. 또 이달 초부터 체온을 낮추기 위해 동물사 한 쪽에 냉방장비(에어쿨)를 가동하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동물들의 내실 입실 시간도 신축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쪽은 “방사장에서 내실로 들어가는 시간이 보통 오후 5시30분~6시 정도인데, 날이 많이 더워지면서 퇴실 시간을 오후 4시~5시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