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불편한 변방’에서 ‘살고 싶고 가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난다.
정부는 오는 8일 전남 목포시 삼학도 일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섬의날 행사를 마련한다. 올해를 섬 발전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섬의 매력과 미래를 알리는 축제다. 전시를 통해 1섬 1뮤지엄, 섬마다 색깔 연출, 섬 밥상 개발, 에너지 자립 등 여러 구상을 소개한다.
개막식은 8일 오후 7시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와 섬 주민 대표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상영, 선박행렬, 불꽃놀이 순으로 진행한다. 이어 사흘 동안 ‘만남이 있는 섬, 미래를 여는 섬’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전시관 53곳 중 4곳은 행안부 국토부 해수부 문화부 등이 맡아 정주여건 개선과 주민소득 증대를 위한 섬 정책을 알린다. 정부는 2027년까지 10년 동안 1조5000억원을 들여 371개 섬의 문화 교통 관광 복지 등을 개선하는 청사진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부터 △지속가능한 섬 △살고 싶은 섬 △가고 싶은 섬 등을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 시범사업을 육성해왔다.
지방정부 42곳도 제주도 울릉도 흑산도 등 전국 주요 섬의 자연·역사·문화·인물·풍속 등을 정리하고 잠재적 가치를 홍보한다. 풍력과 햇빛을 이용한 친환경 발전, 우주와 세계를 향한 전초 기지, 첨단 해양과학기지 건설, 해양환경자원의 교두보 등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섬주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썸페스티벌도 볼거리다. 민속경연, 마당극축제, 품바공연 등 볼거리들을 준비한다. 또 한국글로벌섬재단과 전국섬주민협의회는 9일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섬 생활 이야기 대회와 섬 정책개발 학술대회를 펼친다.
섬의날은 지난해 3월 ‘도서개발 촉진법’ 개정에 따라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날짜는 공모를 거쳐 무한한 가치 (∞)를 상징하고, 휴가철이어서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8월8일로 정해졌다. 이번 행사는 제정 이후 준비 기간을 거쳐 처음 열린다.
전국의 섬은 유인도 470곳, 무인도 2869곳을 포함해 모두 3339곳에 이른다. 섬 주민(제주도 제외)은 전국에서 15만명, 한해 관광객은 70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섬은 조선 시대 공도와 해금이 반복되며 위축됐고, 정부 수립 이후에도 인구가 적다거나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소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