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은 9월부터 야간학습이나 방과후 활동 등으로 하교가 늦어진 중고생을 위해 안심귀가 택시를 운영한다. 해남군청 제공
전남 해남군이 중고생의 밤늦은 하굣길을 책임질 안심택시를 운행한다.
해남군은 “9월부터 해남 관내 중고생들이 늦은 시각에 귀가할 때 요금부담 없이 택시를 탈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군은 “중고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이나 방과후 활동이 이뤄지면 밤늦게 하교할 때 버스편이 마땅치 않아 학생들은 불안해하고 학부모는 걱정스러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000원을 내고 타는 청소년 안심귀가 택시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26일 ‘청소년 안심귀가 택시 운행·지원 조례’가 군의회를 통과하자 예산 3억원을 마련해 시행 준비에 들어갔다. 군은 학교별로 공문을 보내 대상 학생을 파악하고, 이들의 귀가를 맡을 운송업체를 선정 중이다.
군은 중고생 가운데 군내버스를 타기 어려운 지역에 살고, 학교에서 자택까지 1㎞ 이상 떨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택시비를 지원한다. 택시요금은 승차한 중고생이 그날 1000원을 내고, 군이 그달 말일까지 영수증을 근거로 나머지를 지급하기로 했다. 빠듯한 재원을 고려해 중고생 1인당 지원할 수 있는 상한액은 한 달 30만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읍내에서 20㎞ 안팎 떨어진 화원·송지·황산 등의 중고생 130여명이 저녁 9시 이후 귀가할 때는 안심택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일 군 환경교통과장은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군청에서도 거들기로 했다. 학생들은 공부에만 전념하고, 학부모는 안전사고나 야간범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용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140여대의 택시들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2015년 전북 정읍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이래 농어촌의 교육환경 개선사업으로 차츰 확산하고 있다. 이 제도는 낮시간 노인층에 제공하는 ‘1000원 택시’와는 운영의 목적과 대상, 시간이 사뭇 다르다. 해남의 경우에도 해남사랑택시와 안심귀가택시를 별도의 조례로 운영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