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동천의 출렁다리 설치 위치 순천시청 제공
전남 순천시가 동천변에 출렁다리를 추진하면서 3년 전 봉화산의 공방이 재현하고 있다.
순천시는 27일 순천만정원에서 600m 상류인 동천 위에 길이 181m, 높이 3~6m, 너비 1.5m 규모의 출렁다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말까지 34억원을 들여 순천역에서 1.5㎞ 떨어진 이곳에 출렁다리를 개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이곳에 출렁다리를 놓아 주거단지인 풍덕지구~오천지구를 연결하고, 순천만정원을 찾은 관광객한테 볼거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추승안 시 공원시설팀장은 “3년 전 봉화산 출렁다리를 추진하면서 구매했던 자재를 그대로 활용해 동천의 관광자원과 주민의 산책공간을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16년 조충훈 전임 시장 때 봉화산 둘레길에 명소를 만들겠다며 비슷한 규모의 출렁다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는 환경을 훼손하고 소음을 유발한다며 반발했다. 환경단체는 지난해 3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감사 결과, 이 사업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았고 예산이 20억원이 넘는데도 투융자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흠결이 드러났다. 공사계약도 부적격 업체와 체결한 것으로 확인돼 특혜의혹이 일었고, 사업은 3년 이상 중단됐다.
출렁다리의 위치를 봉화산에서 동천변으로 이전하자 순천의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은 반대성명을 내고, 철회할 때까지 1인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 단체는 이날 순천시청 앞에서 ‘적폐의 산물, 출렁다리 당장 폐기하라’는 팻말시위를 시작했다. 순천환경련은 “전임시장의 독선행정과 공무원들의 예산낭비를 무마하려고 불필요한 출렁다리를 재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서둘러 백지화하고 이미 지급한 자재비 12억원은 매몰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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