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의 화재로 노인 3명이 숨지자, 전북소방본부가 지난달 여인숙에 대해 긴급 소방안전점검을 벌였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인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전북소방본부가 전북지역 여인숙을 대상으로 소방안전점검을 벌인 결과, 여인숙 절반 가량이 화재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소방본부는 4일 “지난달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여인숙 화재와 관련해, 지난달 28일까지 전북지역 여인숙 168곳에 대한 긴급 소방안전점검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점검은 도내 여인숙 168곳 중에서 폐업했거나 건축물 철거 등이 이뤄진 곳을 제외한, 114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점검 결과, 소방시설 등이 양호한 곳은 58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56곳은 화재발생때 대형 참사 가능성이 상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2곳 중 1곳이 화재에 취약한 셈이다.
조사에서 집계한 화재위험 요소를 유형별로 보면 △단독 경보형 감지기 미설치·불량과 내용연수(10년)가 경과한 소화기 비치 등 노후 소방시설 58건 △복잡한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등 전기적인 요인 22건 △가스레인지 및 보일러 주변 가연물 방치 46건 등 모두 126건이다.
전북소방본부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 현지에서 즉시 시정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소화기 및 단독 경보형 감지기와 관련해서는 점검반이 직접 기초소방시설을 교체하거나 보급(소화기 106개, 감지기 159개)했다. 마재윤 전북소방본부장은 “화재가 발생한 여인숙과 비슷한 여건의 시설에 대해 안전을 위해 즉시 기초소방시설을 보급했다. 쪽방과 컨테이너 하우스 등 유사 취약시설에 대해서도 화재안전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가 지난달 여인숙에 대해 소방안전점검을 벌여 감지기 등을 교체하거나 보급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한편 지난달 19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발생한 화재로, 폐지 등을 주워 생계를 이어간 70~80대 노인 3명이 숨졌다. 불을 낸 혐의(현주건조물 방화치사)로 구속된 피의자 김아무개(62)씨는 자신이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조사와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아는 여성을 만나러 현장 주변에 왔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지난달 영장을 발부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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