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밥상공동체를 세운다는 목표로 지난 8월 열린 ‘상생먹거리 생명학교’ 모습. 광주광산구학교지원센터 제공
“민주도시 광주에 밥상공동체를 세우자.”
김석순 상생먹거리 광주시민연대 대표와 이병백 광주광산구 학교급식지원센터 센터장 등 광주지역 활동가들이 광주푸드플랜(먹거리 종합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상생먹거리 생명학교를 열어 이 정책의 입안자인 윤병선 건국대 교수한테 푸드플랜의 개념과 전략을 배우고, 전북 완주와 전남 나주의 사례를 주의깊게 들었다.
푸드플랜이란 먹거리의 생산-유통-가공-소비-폐기 과정에서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단계별 중장기 종합계획을 세우려는 사회운동을 이른다. 생산자인 농가의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며, 아이·노인 등 시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들은 “1980년 5월 주먹밥으로 대동세상을 꽃피웠던 광주는 밥상공동체를 만들어갈 역량이 충분하다”며 광주푸드플랜에 의욕을 보였다. 9일에는 식생활네트워크, 광주시농민회, 급식지원센터,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농업지대와 인접한 광주의 먹거리 순환체계를 점검하고, 선순환을 위한 행동을 도출하기로 했다.
토론의 초점은 이웃과의 나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먹거리 운동의 중심에 섰던 김석순 대표는 “민주도시 광주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다. 푸드플랜을 바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을 도모하고, 어린이집과 경로시설에 질 좋은 우리 농산물 식재료를 보내는 방법을 고민하겠다. 소외계층도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토론회 뒤에는 민관협치 구축과 푸드플랜 수립 등을 광주시에 제안할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 100대 과제로 추진 중인데도 관심이 없는 광주시에 공공급식지원조례 제정을 준비하도록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병백 센터장은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단거리 유통망을 만들고 공공조달 체계를 짜는 등 할 일이 넘친다. 도시 안에서 낭비되고 버려지는 먹거리를 줄이고 다시 활용하는 사업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푸드플랜을 구상하고 시행하려면 시민, 시장, 공공 영역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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