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취소된 장수군 ‘한우랑사과랑’ 축제…발빠른 대책 눈길

도축한 200마리 한우 판매…락 공연 티켓 환불
“추석 1~2주일 앞둔 개최시기 향후 조정 검토”

장수군 한우랑사과랑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5일 회의에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제13회 전북 장수 한우랑사과랑 축제가 취소되자, 발빠른 장수군의 대책이 눈길을 끈다.

장수군은 지역특산물 홍보를 위해 의욕적으로 준비한 제13회 한우랑사과랑 축제를 지난 6~8일 의암공원 일대에서 펼칠 예정이었으나, 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돼 축제를 취소했다. 해마다 한우랑사과랑 축제를 개최한 장수군이 축제를 취소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축제를 준비하며 도축한 한우 200마리 소진을 위해 한우 판매업체와 함께, 애초 축제기간이었던 6일부터 8일까지 축제 판매가격 대비 10% 할인한 금액으로 한우를 판매했다. 할인행사는 무진장축협 장수지점과 장수·장계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열렸다. 군은 고기를 잘라 미리 준비한 소매용 한우는 오래 냉장 보관하기가 어려웠는데, 할인행사로 그나마 대부분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가수 싸이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락페스타 공연 홍보물.

특히 올해 처음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가수 싸이 등이 출연하는 ‘락페스타 공연’이 취소돼 대행사를 통해 예매티켓을 환불해주고 있다. 이 공연은 축제 둘째 날인 7일로 예정됐었다. 군이 지역 특산물인 한우, 사과, 오미자, 토마토 등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기획한 이 공연은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열릴 상황이었다. 군민들은 무료이고, 외지인에게는 5천원이었다.

군은 올해 축제를 위해 예산 11억원을 책정했으며, 아직 결산이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손해액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천재지변으로 인한 공연 취소이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안전사고 뿐만 아니라, 피해농가가 있는데 무작정 축제만 즐길 수 없는 형편이어서 행사를 아예 포기했다. 그동안 매년 추석연휴 1~2주일을 앞두고 축제를 열었는데, 앞으로는 축제 개최 시기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군은 축제 행사장 근처에 마련한 임시주차장 주변에 경관을 위해 메밀밭을 조성했다.

한편 전북도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농가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10일 군부대 등 인력 1천여명을 동원해 일손을 도와줬다. 전북지역은 쓰러진 벼와 떨어진 과일 등으로 모두 2011농가에 1716㏊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9일 낮 12시 기준)됐다. 이는 재배면적의 각 1.2%와 8.1%에 해당한다.

박임근 기자 [e-mail] 사진 장수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