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택 군산경찰서 형사과장이 18일 오전 군산경찰서 4층 회의실에서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지적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ㄱ(28)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범행을 도운 피의자(24)도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ㄱ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함께 동거하던 지적장애인 여성 ㄴ(20)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차량에 싣고 134㎞ 떨어진 경남 거창군의 한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도소 동기 또는 선후배 관계 등인 이들은 지난 6월부터 26㎡(8평)짜리 원룸에서 함께 살면서 지적장애를 앓는 ㄴ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달 넘게 원룸 안에서 이뤄진 폭행 끝에 ㄴ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은 ㄴ씨와 함께 원룸에 감금됐던 ㄷ(31·여)씨의 부모가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ㄷ씨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피해자 ㄴ씨가 살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한 달만에 ㄱ씨 등을 긴급체포해 범행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피해자 ㄴ씨가 살해당한 원룸에 감금돼 있던 ㄷ씨를 발견했다. ㄷ씨의 몸에서는 별다른 상처나 구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ㄱ씨 등은 피해자 ㄴ씨를 살해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살해 동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피의자들이 피해여성 ㄴ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폭행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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