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은 26일 오후 5시 적성면 괴정리 일대 논그림 근처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펼친다. 지난달 드론으로 찍은 논그림. 순창군 제공
전북지역에서 오곡이 무르익는 논두렁을 배경으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기차가 멈춘 옛 철도 역사에서 주민들이 음악회를 여는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순창군은 오는 26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량 적성면 괴정리 일대 논그림 근처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펼친다고 19일 밝혔다. 본공연에 앞서 오후 3시30분부터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벼베기 퍼포먼스 등이 이뤄진다. 공연은 군의 홍보대사인 우슴(웃음의 연음으로, 기쁨을 선사한다는 뜻)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조우리씨와 단원 등 15명이 참여한다. 연주할 곡명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이선희의 <인연> 등 대중에게 익숙한 노래들이다.
추수를 위한 행사가 종전에 농악과 국악이었다면, 이번에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영농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 색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순창군이 아름다운 환경과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조성한 논그림 지역의 추수를 앞두고 마련됐다. 이 들판에선 7t 가량의 벼 수확이 예상된다. 이중에서 6t은 예약판매가 이뤄졌고, 1t은 소외계층에 나눠줄 계획이다.
논그림은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에 흰색, 검정, 빨강, 파랑, 초록 등 오색으로 연출됐다. ‘참 좋은 순창에서 웃어요’라는 문구를 새기고, 순창의 이미지를 전통전각 예술과 팝아트 기법을 접목시켜 형상화했다. 지난 6월초 조성을 시작해 7월에 전체 윤곽이 드러나자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순창군 홍보대사인 우슴 오케스트라가 지난 2월 순창미술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순창군 제공
황숙주 순창군수는 “강천산·회문산과 함께 순창에서 유명한 체계산 정상(해발 341m)에서 내려다보면 섬진강의 물줄기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논그림을 볼 수 있다.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공연의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도 지속할 예정이다.
전북 남원시는 오는 20일 대하소설 <혼불>의 무대인 사매면 옛 서도역에서 주민들이 주관하는 가을음악회를 연다.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하는 음악회는 모두 3부로 이뤄졌다. 1부는 서도리 주변마을 주민들의 음악경연과 장기자랑으로 꾸려진다. 2부는 가을을 주제로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한다. 3부에선 남원지역 음악인들이 재능기부에 나서 물박공연팀의 <혼불아리랑>, 청소년들의 비트박스 및 댄스공연, 국악가요, 7080 통기타 라이브공연, 트로트, 밴드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올해 두번째 열리는 2019 서도역 가을음악회 포스터.
남원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주민들이 스스로 꾸린 음악회여서 의미가 깊다.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공연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옛 전라선의 서도역은 193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영화 <동주> 등을 촬영한 명소다. 주변에는 소설가 고 최명희씨의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