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의 새끼 ‘별이’(오른쪽)가 20일 7살된 암컷과 함께 사육장에 합사됐다. 우치동물원 관리사무소 제공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의 새끼 ‘별이’가 광주 우치동물원 새 보금자리에서 지내고 있다. 일각에선 풍산개들들을 전국의 동물원에 분양한 것과 관련해 “반생명적·반동물적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관리사무소는 청와대에서 지난달 30일 분양받은 풍산개 새끼(암컷) ‘별이’의 건강점검을 끝낸 뒤 적응 기간을 거쳐 사육장에서 다른 풍산개(암컷)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이 선물로 보내온 풍산개 ‘곰이’가 지난해 11월 낳은 강아지 6마리 중 한마리인 별이. 광주광역시 제공
별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이 선물로 보내온 풍산개 ‘곰이’가 지난해 11월 낳은 강아지 6마리(산이·들이·강이·별이·달이·햇님) 중 한 마리다. 별이는 청와대에서 태어났을 때 반려동물로 등록을 마쳤다. 6마리는 4곳 지방정부로 분양됐는데, 별이는 광주로 오게 됐다. 우치동물원은 별이를 분양받아 풍산개 숫자가 기존 수컷(10살), 암컷(7살) 등 2마리에서 3마리로 늘었다. 기존 풍산개 사육사는 가로 8m, 세로 6m 규격의 철골 콘크리트 구조였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이날 기존에 있던 풍산개 사육장 거주 환경을 일부 개선했다. 다른 동물의 빈 사육사 내실에서 생활하며 합사 적응 기간을 보낸 별이는 이날 7살 풍산개 암컷과 함께 사육장에 합사됐다. 노미현 동물복지팀장은 “사육장 안에 개집을 둬 별이 등 풍산개들이 내실처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별이가 잘 적응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말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별이가 사육사와 날마다 정기적으로 산책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이 선물로 보내온 풍산개 ‘곰이’가 지난해 11월 낳은 강아지 6마리 중 한마리인 별이의 사육장 안 개집. 우치동물원 관리사무소 제공
하지만 인간과 교감하는 성향이 매우 강한 강아지들을 동물원에 보내 지내도록 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동물원에 멸종 위기 종이 아닌 풍산개를 동물원에 전시해 이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녹색당 동물권위원회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청와대는 동물을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도구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풍산개들이 반려동물로서의 본성을 최대한 누리고 살 수 있도록 책임지고, 그 과정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알리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다”며 “풍산개들이 책임감 있는 반려인을 만나 반려견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치동물원 관리사무소 쪽은 “동물원을 관리하는 사육사와 수의사들이 상시 근무하기 때문에 관리 측면에서 조금 더 나은 측면이 있다. 별이는 암컷과 합사되기 때문에 따로 중성화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