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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로 눌러쓴 추억의 증서 관람하세요”

등록 2019-09-23 12:33수정 2019-09-23 13:25

전북 완주 삼례 책공방북아트센터
‘인쇄술로 바라보는 증서전’ 열어
“결혼식에서 부부가 결혼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작성, 신랑과 신부가 서로 교환하여 간직하는 증서이다. 보통의 결혼식에서 식순의 하나로 결혼증서를 신랑과 신부가 읽거나 혹은 주례를 맡은 이가 읽어 부부가 결혼을 하였음을 하객들 앞에서 선언했다.”(성혼선언문, 1967년, 미색 모조지)

“1959년 육군현역에서 전역하여 예비군으로 편입된다는 전역증서이다. 테두리는 대한육군이라는 글씨와 중앙에는 육군의 로고와 좌우에 태극기를 넣어서 별색(연두색, 노랑색, 빨강색, 파란색)으로 인쇄하였다. 그 당시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예우를 다하기 위해 전역증서도 멋지게 제작하여 증정하였다.”(퇴역전역증서, 1959년, 한지)

상장 등 과거 여러 증서들에서 인쇄술의 역사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내년 5월까지 전북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 책공방북아트센터에서 2019 책공방 기획전시 ‘인쇄술로 바라보는 여러가지 증서전’이 열린다.

요즘은 출생신고서부터 사망확인서까지 과거보다 더 다양한 문서들을 이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문서들이 에이4 용지에 일반 프린터기로 출력한 것들이다. 과거의 증서처럼 물성의 느낌은 사라진 지 오래다. 과거의 증서는 활자를 이용한 활판인쇄부터 이미지 등을 새기는 석판인쇄, 그리고 필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지금이야 재료나 기술이 풍부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재료와 기술이 충분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여러 단계를 거쳐 이런 증서를 제작했다는 것은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다양한 증서를 만나볼 수 있다. 더욱이 증서에 쓰인 날짜, 문구, 기법 등을 통해 인쇄 및 문화와 관련한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이 증서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결과를 상상해보고 시대적 변화에 따른 디자인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아카이빙’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던 몇 년 전과 달리 이제는 기록과 수집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진섭 책공방 대표는 20년 전부터 아날로그 방식으로 책을 만들 때 사용했던 기계와 도구, 인쇄기, 인쇄물 등을 수집했다. 김 대표는 “아날로그 방식의 인쇄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디자인, 컬러, 서체 등을 시대적으로 살펴 볼 수 있도록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책공방은 삼례문화예술촌이 개관한 2013년부터 ‘책 만드는 도구’(2015년), ‘삼례인 기록’(2016년), ‘책의 역사’(2017~18년) 등을 기획전시했다. 또 ‘읽는 책에서 경험하는 책으로 나아가다’는 주제로 책공방 자서전학교, 문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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