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침수한 목포시 삼향동의 들판과 주택. 전남도 제공
태풍 ‘미탁’이 상륙한 전남 해남·보성·강진 등에서 수확을 앞둔 벼들이 속절없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전남도는 3일 태풍 영향으로 1185㏊의 논에서 벼가 강풍에 쓰러지고, 1139㏊ 논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쓰러짐 피해는 보성 강진 해남 등 태풍의 진로에서 주로 발생했다. 쓰러진 벼는 도내 재배면적 15만4000㏊의 0.7%에 해당한다. 침수 피해는 도내 면적의 0.7%에서 발생했다.
큰비로 주택 침수와 도로 유실도 잇따랐다. 시간당 38~8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완도 노화읍, 여수 초도, 목포 삼향동, 고흥 도화면에서 주택 83가구가 침수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27가구 주민 31명이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폭우로 흙더미가 도로로 쏟아지는 피해도 21곳에서 발생했다. 200㎜ 이상 큰비가 내린 완도·진도·고흥·강진·보성 등에 유실 피해가 집중됐다. 장흥 용산면의 두암천 제방 20m도 유실됐다. 또 문화재인 강진 병영성의 성곽 24m가 무너졌다.
태풍이 상륙한 해남에선 김 양식장 상당수가 강한 바람과 파도에 망가지거나 떠내려가는 피해가 났다. 특히 김 양식을 위해 종묘를 뿌린 직후인 데다 시기상 종묘를 더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는 주택·농경지 침수 등 피해를 본 주민한테 일손을 지원하는 등 복구에 나섰다. 도 쪽은 “현장 안전을 먼저 챙기다 보니 피해 조사가 더디고, 앞선 태풍 ‘링링’과 ‘타파’의 피해가 겹쳐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타격을 입었다. 태풍 피해로 볏논 4만9000㏊에서 흑수와 백수, 발아 등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전량 매입을 정부에 건의 중”이라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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