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남대병원의 채용비리 의혹을 따져 묻고 있다. 박용진 의원실 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전남대병원의 부실한 시험지 관리 실태 등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대병원 입사시험에서 출제된 영어 문제와 같은 문제가 중학교 3학년 영어 참고서에 존재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동부경찰서는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당사자 등을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논란이 된 2018년 전남대병원 방사선 보건직 영어 문제는 전남대병원 교수 2명이 각각 40문제를 출제했는데 입사시험 문제를 내부에서 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시험지가 보관돼 있는 전남대병원 총무과장실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없는 점도 문제로 불거졌다. 박 의원은 “채용비리 연루 의혹의 당사자인 사무국장의 지휘관계 라인에 있는 총무과장실에 시험지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출제된 시험지는 봉인된 상태로 총무과장실 금고로 들어간 뒤, 시험 당일 날 꺼낸다. 금고 비밀번호 관리자와 열쇠 관리자를 따로 두고 있기 때문에 시험지 문제가 사전에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남대병원 ‘품앗이 채용비리 의혹’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전남대병원 사무국장의 아들은 지난해 방사선 보건직 채용 시험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당시 같은 병원 총무과장이 사무국장의 아들에게 면접 점수 98점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무국장 아들 여자친구도 면접 점수 98점을 받아 6등으로 입사했다. 전남대병원 사무국장은 올해 방사선 보건직에 응시한 총무과장의 아들에게 98점의 면접 점수를 줬고, 총무과장 아들은 1등으로 방사선 보건직에 합격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전남대병원 영상의학과 채용 과정에서 전 임직원의 아들이 필기시험에서 7등을 했지만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2등으로 합격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 부적정 채용 행위가 적발돼 교육부로부터 중징계 1명, 경징계 12명, 경고 9명 등의 인사 조처를 요구받고도 감봉(1명)·경고(11명) 조처만 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었다. 전남대병원 쪽은 “제기된 정황에 대해선 사실 여부 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채용비리로 부정을 저지르고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무국장에게 공로 연수는 가당치 않다. 사무국장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