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여순사건 희생자를 1만1131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의 재심에서 검찰이 공소사실을 특정하면서 공판 진행과 함께 무죄 선고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정아)는 28일 316호 형사중법정에서 민간인 희생자 장환봉씨 재심의 네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검찰이 이날도 장씨의 공소사실을 특정하지 못하면 공소기각마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명령서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밝히면서 공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장환봉은 여수 일대를 점령한 14연대 군인들이 1948년 10월20일 오전 9시30분 열차를 이용해 순천역에 도착하자 이들과 동조·합세해 순천 일원에서 국권을 배제하고 통치의 기본질서를 교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의 사형집행명령서에 나타난 죄목과 관련 기록, 역사적 사실과 관계인 증언 등을 바탕으로 완전하지는 않지만 공소사실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재심 개시 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가기록원과 육군의 군법회의, 수형자료 등을 찾았지만 당시 사형집행명령서를 빼고는 판결문을 발견하지 못했다.
유족 장경자(74)씨의 변호인은 “명령서 외에 다른 기록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받아들이고 재판을 하는 것이 무죄를 받기 위해 최선”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장씨의 연행과 처형을 목격한 동료 기관사 박철수씨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재판부는 11월25일에 다음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장인 김정아 부장판사는 “이번으로 준비기일을 마치고 다음부터 공판을 진행하겠다. 양쪽의 증인을 신문하고 12월이나 내년 1월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장씨 등 3명의 유족은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6년여 만인 지난 3월21일 재심의 개시를 결정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