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의 한 사립고교에서 학생이 제출한 2학기 중간고사 답안지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 전북도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해당 학생은 올해 2월까지 이 학교 교무부장을 지낸 교사의 자녀로 확인됐다.
전북교육청은 전주의 사립 ㄱ고교 2학년 ㄴ군의 중간고사 답안지 3문제가 시험 뒤 교직원에 의해 수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전북교육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ㄴ군은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다. 문제가 된 것은 시험 첫날인 10일에 치러진 ‘언어와 매체’ 과목이었다. 이 학교 국어교사는 ㄴ군이 제출한 광학마크판독기(OMR) 답안지를 눈으로 확인했다. 당시 객관식 3문제가 오답이었다. ㄴ군의 성적이 최상위권이어서 국어교사가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채점 결과 ㄴ군의 이 과목 성적은 10점 가까이 더 높게 나왔다. 국어교사는 이를 학교장에게 보고했다. 학교 자체 확인 결과, ㄴ군이 제출한 답안지 중 3문제가 수정테이프로 고쳐진 사실이 드러났다. 범인은 이 학교 교직원이었다. 채점 교사가 10분가량 자리를 비운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해당 교직원은 답안지 수정 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이유는 “아이가 안쓰러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직원은 사표를 제출했고 학생도 자퇴서를 냈지만 감사 진행 중이라 수리되지는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미리 알고 있지 않고는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오답인 3문제만을 골라 수정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조사할 예정으로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ㄴ군은 이 학교에서 올해 2월까지 교무부장을 지낸 교사의 아들로 파악됐다. 이 교사는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의혹이 제기되자 “오해받기 싫다”며 다른 학교로 스스로 파견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