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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무개씨 전 남편 살해 직후 웃으며 통화…“청소하고 올게용~”

등록 2019-11-04 17:23수정 2019-11-04 21:04

4일 제주지법 여섯번째 공판 검찰 영상 공개
피해자 어머니 “법정 최고형을 내려주길” 오열
고씨 고개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청취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지난 9월30일 오후 네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지난 9월30일 오후 네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아무개(36)씨가 범행 직후 웃으면서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의 어머니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달라”며 오열했다.

4일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는 심리로 열린 고씨의 여섯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범행 당일 고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오후 8시10분부터 밤 9시50분)을 전후해 펜션 주인과 통화했던 녹음 내용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고씨는 이날 세차례에 걸쳐 펜션 주인과 통화했다. 고씨는 펜션 주인이 이용시 주의할 점을 설명하자 중간 중간 웃으며 “고맙다”고 대답하는 등 태연하고도 밝은 목소리였다. 범행 직후인 밤 10시50분께 고씨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아들이 펜션 주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바꿔주자 “(아들에게)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 영상을 보던 방청객들은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이 때는 고씨가 범행 후 피해자를 욕실로 옮긴 뒤 흔적을 지우고 있었을 시각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성폭행당할 뻔했던 피고인이, 평범한 여성이 이렇게 태연하게 펜션 주인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사건 전 고씨가 범행 도구를 사고 반납하는 모습, 범행 이후 사용했던 물품을 펜션 앞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장면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도 공개했다. 고씨 쪽은 이날 검찰의 주장을 부인하면서도 범행 펜션에 대한 현장검증 요청을 철회했다.

이날 공판엔 피해자 쪽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증인 심문을 위해 피해자의 어머니와 동생 등이 참석했다. 피해자 강아무개(36)씨의 어머니는 이날 “지금 이 순간 내 아들을 죽인 살인마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게 참담하고 가슴이 끊어질 것 같다”며 “피해자 강씨의 어머니는 이날 “저 아이에게 다가가 ‘꼭 그렇게 했어야만 했냐’고, 또 ‘살려내라’고 소리치고 싶다”며 오열했다. 그는 “자식 조차 먼저 앞세우고 시신조차 없이 장례를 치른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누가 알겠느냐”며 “내 아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명예를 더럽힌 저 살인마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강씨의 친동생도 “형님의 시신이 완도, 김포에서 훼손되어 낱낱이 유기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며 “(형님의 시신을 찾아) 하천, 들을 돌아다니며 맨손으로 땅을 파헤쳤다. 장례만큼은 번듯이 치러주고 싶어 고씨 쪽에 ‘시신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 설득했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고씨는 이날 피해자 유족들의 증언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증인심문을 들었다. 증인들이 오열하자 방청객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법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피해자 유족 등 증인들과 고씨 사이에 법정 경위를 배치했다.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저녁 8시10분부터 밤 9시50분 사이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씨는 앞서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청주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검은 고씨가 지난 3월 1일 의붓아들 ㄱ(5)군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했다고 보고 고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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