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공무원들이 5일 전남도선관위 앞에서 “불공정한 정치후원금 모금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남지역본부 제공
전남지역 공무원들이 ‘깜깜이’ 정치후원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남지역본부는 5일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한 정치후원금 모금을 전면 거부하고,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헌법소원과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공무원한테도 의사에 따라 지지 정당에 후원금을 내는 지정기탁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은 현재 의석수와 득표율에 따라 정당들에 배분해 주는 일반기탁만 할 수 있다. 노조는 “일반기탁금 중 공무원이 낸 비율은 2013년 79%, 2014년 53%를 기록했다. 이렇게 거둔 정치후원금이 후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보수정당에 가장 많이 배분된 현실을 개탄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 12월 공무원의 정당 후원을 금지하는 정치자금법 조항은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어 2017년 6월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월 국회와 정부, 선관위에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률 조항의 개정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당시 “공직을 수행하는 공무원도 시민이며 정치적 기본권의 주체라는 것이 헌법과 판례, 국제규약에 비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는 공무를 수행하는 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추상적 이유로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고 소액 후원마저 처벌하고 있다. 정부가 태도를 바꿀 때까지 후원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부당성을 알리는 펼침막을 걸겠다. 이어 헌법소원과 서명운동에도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노조는 오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전국공무원대회를 열어 정치기본권 쟁취 투쟁에 시동을 걸기로 했다. 정오균 전국공무원노조 조직부장은 “이미 대구 광주 경남 강원 등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국제관례에 어긋나고 기득권 정당한테만 유리한 불공정 정치후원금 제도를 바꿔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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