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ㄷ여중 학생들이 과도한 복장과 용모 억압에 반발해 붙인 포스터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공
“여중생 블라우스 색깔까지 이래라저래라 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멈추라”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26일 성명을 내고 여중생들의 복장과 용모를 지나치게 통제했던 광주 ㄷ여중의 생활지도 실태를 조사해 학교장을 직위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광주 ㄷ여중이 학생인권조례에 어긋나는 학생생활규칙을 만들어 학생들을 과도하게 억압하고 있다. 교복에 받쳐입는 블라우스의 색깔을 세세하게 단속하고, 외투 안에 교복을 입었는지 겉옷을 벗겨 확인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어 “긴 머리는 반드시 묶어야 했고, 도구로 고무줄과 방울만이 허용됐다. 종교 반지를 비롯한 모든 장신구를 압수하고, 애초 갈색인 머리를 검게 염색하도록 하는 등 무리한 생활지도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 학교는 지난 1일 △치마의 길이는 무릎 위 5㎝ 이하로 한다. △어깨에 걸치는 외줄 가방은 사용할 수 없다. △여학생 신분에 맞는 외투를 입고, 안에 반드시 교복을 입는다 등 내용으로 학생생활규칙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 규칙에는 “학생회가 학교장 직무에 관한 행정사항에 관여할 수 없다”는 조항도 담겼다. 학생들은 ‘우리의 몸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라는 포스터와 바람글을 교내 게시판에 붙이며 반발했다. 한 교사는 “블라우스 색깔의 경우 학생들은 비치는 것을 피하려 진한 색상을 바라는데 학교 쪽은 단정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하얀 색상을 고수하고 있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 단체의 박고형준 활동가는 “학생들이 반발하자 대의원들을 모아 훈계하기도 했다. 모범생 잣대를 만들어 놓고 ‘무엇을 입어라’, ‘어떤 색깔만 된다’ 등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건은 시대착오적이다. 무엇보다 단속과정에서 여학생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4월 “두발 복장 화장 등 용모에 관한 사항은 학생 스스로 결정한다”는 조항을 넣은 학생생활규칙 예시안을 학교에 보낸 바 있다.
ㄷ여중 쪽은 “무리한 단속을 하지는 않았다. 없었다. 생활규칙에 논란이 있어 다음달 1일부터 새 규칙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장은 “새 규칙을 만들면서 학생들이 의견을 경청했다. 학생지도를 100% 잘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직위해제를 요구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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