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방경찰청은 1층 홍보관에 내걸린 친일 행적을 한 역대 전북경찰국장의 사진을 최근 철거했다. 경찰은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전북경찰이 친일 행적을 한 역대 전북경찰국장들의 사진을 철거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역대 전북경찰국장 사진이 전시된 청사 홍보관에 내걸렸던 친일행적으로 논란을 빚은 8명의 사진을 최근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친일 행적을 한 경찰국장 사진 철거는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가 2017년 친일청산 차원에서 제기했으나 당시에는 흐지부지 끝났다. 그러나 이번에 민족문제연구소가 다시 철거를 요구했고, 전북청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역사인식에 공감해 이달에 청사 게시물 일제점검 과정에서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경찰청 대강당에 걸렸던 역대 전북경찰 총수(1991년 이후 전북경찰청장 포함)들의 사진이 지난해 모두 내려진 뒤, 친일행적 관련 역대 전북경찰국장 사진은 전북경찰의 어제와 오늘 역사를 알리는 홍보관(참수리관)에 남아 있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사로 지목해 이번에 철거된 역대 전북경찰국장은 초대 김응조, 3대 한종건, 4대 조병계, 5대 김상봉, 9대 김응권, 15대 김종원, 16대 신상묵, 20대 이정용이다. 15대 김종원을 제외한 7명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다. 악명 높았던 것으로 알려진 김종원은 일제강점기에 계급이 하사관 경력이었기 때문에 인명사전 수록 기준에 미달해 빠졌던 것이라고 전북지부는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역사인식에 공감해 전북지방청 차원에서 철거를 진행한 것이다. 현재 전북청 누리집에서도 역대 국장 소개란을 폐쇄했다. 철거된 1층 공간과 누리집 소개란에 어떤 인물로 채울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최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최근 전북청에서 친일행위자 명단을 넘겨달라고 해서 전해줬다.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철거를 단행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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