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캐러더스 뉴욕시 정신의학국장. 박임근 기자
“자살예방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도움입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지난 2일 전북대 인문사회관에서 강연한 자살예방 전문가 제이 캐러더스(49·미국 알바니 의과대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 뉴욕시 정신의학국장의 말이다. 정신과 의사인 그는 ‘전북대 지역공동체 역량증진을 위한 창의적 인재양성 사업팀’(사회복지학과) 및 전북대 심리학과가 주관한 ‘자살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주제의 토론회에 초청됐다.
그는 강연에서 뉴욕주의 자살 예방 프로그램인 ‘자살 제로 모델’을 소개했다. 스위스에서 개발된 자살예방 프로그램 ‘아십(ASSIP)’을 참조해 만들고 있는데, 이는 3단계로 나뉜다고 했다. 1단계는 ‘치료를 위해 환자와 자유롭게 대화하기’이며 다음은 ‘비디오로 촬영해 함께 보기’, 마지막은 ‘함께 본 것을 기반으로 안전한 계획을 짜나가기’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지만 한국보다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뉴욕주는 미국 50개주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다. 한국 연예인의 자살이 많은 이유와 관련해 그는 “사이버 악플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어서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케이팝 문화가 어린 나이에 시작해 힘들어도 참다가, 빨리 인기가 사라지는 데서 스트레스를 받고 행복을 관조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주립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2010년 뉴욕주 정신건강사무처 정신의학서비스 및 연구지원국 국장으로 부임했다. 2014년 자살예방실 초대 국장이 됐고, 공공정신건강시스템을 통해 자살환자가 더 나은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뉴욕주정부와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조율하는 노력을 주도했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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