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상산고 교명이 이틀 동안 동훈고로 바뀐 모습(위). 아래는 원래대로 되돌아온 현재의 모습. 상산고총동창회 제공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문제로 올해 뉴스의 중심에 있었던 전주상산고가 영화 촬영 문제로 정문의 교명이 이틀간 바뀐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주상산고 총동문회 등에 따르면, 주말과 휴일인 지난 7~8일 이틀 동안 상산고의 정문에 ‘동훈고등학교’라고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촬영차 잠시 이름을 바꿔 촬영을 했다고 한다. 박동훈 감독이 연출하는 이 영화는 영화배우 최민식, 김동휘씨가 주연을 맡는다. 영화 내용은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포자(수학 포기자) 고교생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학교 쪽에서는 촬영을 앞둔 이달 3일, 학생과 학부모에게 “12월7일(토), 8일(일)에 우리학교에서 영화촬영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촬영장소는 교문, 학교, 전체 전경, 강당 내부입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교문을 간헐적으로 통제하고자 합니다. 교문을 출입하는 학생 학부모님께 다소 불편을 드릴 수 있어 사전 양해 말씀을 드립니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학교 누리집에 올렸다.
상산고는 원래 정문에 교명이 새겨져 있지 않고, 방문객들을 위해 정문 옆에 엘이디(LED) 입간판만 세워져 있다. 바뀐 사실을 모르고 주말에 상산고를 방문한 일부 방문객들은 정문에 교명이 동훈고로 바뀌어 있자,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졸업생은 “올해 자사고 재지정 문제로 엄청나게 시끄러울 때, 모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터넷 댓글이 많아 마음이 상했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인터넷상에 또 논란이 있을텐데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성대씨가 상산학원을 세워 1981년 3월 개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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