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광주고법 청사. 광주고법 누리집 갈무리
정부 지원 연구를 하면서 업체한테 승용차를 받고 특허권을 넘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전 국립대 교수가 2심에서 법정구속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태호)는 승용차를 제공받고 연구비를 횡령하는 등 연구비리를 저지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전 국립대 공대 교수 ㄱ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개월, 벌금 8천만원, 추징금 78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던 ㄱ씨는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법정구속됐다.
ㄱ씨는 2006년 12월~2011년 12월 정부 용역과제로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중소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대표한테 7800만원 상당의 에쿠스 승용차를 리스 형태로 받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9년 8월~2014년 2월 연구원 5명의 인건비 중 6천만원을 가로채고, 2011년 1월~2016년 9월 물품 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결제한 뒤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연구비 2억1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해당 기업이 공동특허권자여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뇌물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 의전을 위한 법인의 업무용 차량이었다”는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뇌물수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사기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ㄱ씨가 다른 승용차에서 쓰던 통행료 선불카드를 이 차량으로 옮겨 사용하고, 해당 연구와 관계없는 학회 참석 때 사적으로 이용한 점 등을 들어 뇌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ㄱ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지도 학생에게 매출 장부를 허위로 만들라고 지시해 은폐를 시도했다. 가로챈 인건비 중 상당액을 연구원의 장학금이나 연구실 운영비로 썼다 해도, 연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