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손으로 가요 ‘비둘기 집’을 부른 가수로도 유명한 이석(78)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에 대한 전주시 지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는 고종의 손자이자 의친왕의 11번째 아들인 이석 이사장의 황실문화재단에 ‘황손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 등을 맡기면서 인건비 등으로 연간 9천만원을 보조하고 있다. 이 지원금의 대부분은 이석 이사장 강의료·활동비, 재단 물품구입비 등으로 쓰이고 있다. 또 한옥 민박인 ‘승광재’를 무상으로 제공해, 이 이사장이 활용하고 있다. 이곳의 숙박비는 평일 7만원, 주말 11만원으로 재단이 관리한다.
그러나 재단과 이 이사장에 대한 지원이 ‘전주시 보조금 지원조례’ 등 법적 기반이 없이 이뤄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서난이 전주시의원은 “지원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정산서 제출 등 관리와 풍부한 콘텐츠 운영을 위한 방안 등은 미흡하다. 마지막 황손을 예우하고 그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관련 규정을 마련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4년 10월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한옥마을에 승광재가 문을 열었다. 현재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이 살고 있다. 전주시청 누리집 갈무리
전주시는 “2010년 시작한 ‘황손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은 엄연한 문화적 활동인 만큼 ‘문화예술진흥에 관한 조례’를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한옥마을에 대한 문화활동사업으로 봐야 한다. 외국 대사 등이 전주를 찾을 때 도지사나 시장보다 먼저 방문하는 대상이 이 이사장이어서 예우 차원도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1979년 가수 생활을 접고 미국에 이민 갔다가 1989년 작은 아버지인 영친왕의 부인 이방자 여사의 장례식 때 귀국했다. 그는 전주에 황실문화재단을 세우고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는 등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에 힘쓰는 한편 해마다 전주시에 성금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인 2009년 1월 방화로 불탄 국보 1호 남대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노래 ‘아! 숭례문’을 담은 자신의 세번째 음반을 내기도 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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