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 옥천인재숙 전경. 순창군 누리집 갈무리.
전북 순창군이 전국 처음으로 설립한 기숙형 공립교육기관 옥천인재숙이 학생 선발과정에서 4년 전 출제했던 문제를 다시 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순창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치른 예비 중3 대상 선발고사 수학영역 문제에서 3분의 1 이상(36%)이 기출문제 그대로 나왔다. 25문항 중에서 9문항이 2016년도 선발고사 시험당시 출제된 것과 객관식 보기·정답이 동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발에서 합격하지 못한 학생·학부모·학교는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다. 기출문제를 알고 있었던 응시생의 경우 정확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고, 응시생간 출발선도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올해 순창읍을 제외한 면단위 소재 학생은 선발되지 않으면서 지역인재 불균형 문제도 제기된다. 그동안 해마다 면단위 학교에서도 1~2명씩 선발됐지만 올해 예비 중 3학생 선발자들은 모두 읍내 학교 재학생들이다. 순창군에는 중학교 7곳(읍내 3곳, 면단위 4곳)이 있다.
한 면단위 학교 관계자는 “매년 세금이 15억원 가량 학생들에게 투자되고 있다. 읍내 학생들만 뽑히면 제기능을 잃고 특정 집단만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인재숙은 “실수한 해당 출제자를 인사조치 했다. 하지만 시험지 유출과 부정행위 등 관리의 부정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재시험 계획은 없다. 면단위 학생을 배려하기 위해 ‘정원외규정’을 두고 1~2명을 뽑지만, 이들이 모두 과락을 맞아서 규정상 구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옥천인재숙은 순창군이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학생별로 연평균 700만원을 지원하고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심화수업을 하는 곳이다. 중3부터 고3까지 학년별 50명씩 모두 200명을 뽑는다. 공교육 침해 논란 등이 있지만 교육혜택을 원하는 지역민들에게는 선호도가 크다. 강사가 17명이며, 원훈으로 “순창을 넘어 대한민국의 별이 되어라”를 지향한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