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 아래를 지나는 증기기관차.
전북 전주 어진박물관이 24일 ‘옛 사진으로 본 한옥마을 ’을 개막했다. 전시하는 사진은 조선말에서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옥마을의 풍경을 담은 흑백사진으로 모두 50여점이다.
전시의 구성은 1부 한옥마을의 문화유산, 2부 한옥마을의 삶으로 짜여있다. 1부는 경기전, 오목대와 이목대, 전주향교, 풍남문, 전동성당 등이고, 2부는 한옥마을 전경과 골목길 풍경, 전주천에서의 어린이 생활상, 한벽굴과 철로, 남문시장 등으로 이뤄졌다.
1960년대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에서 바라본 모습.
지금은 전주한옥마을에 포토존이 따로 설치돼 있지만, 이전에는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즐겨찾는 장소들이 있었다. 조선 태조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 태조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친 뒤 잔치를 벌였다는 오목대, 전주향교, 전라선 선로가 옮겨지기 전에 운행했던 한벽굴과 철로 등이 즐겨찾던 포토존이었다. 이들 장소에서 저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1970년대 전주 교동 한옥마을 골목길 모습.
시꺼먼 연기를 내뿜으며 오목대 아래 철로를 달리는 증기기관차. 1950년대에 오목교에서 시내쪽을 바라보고 찍은 것으로 보기 드문 사진이다. 1930년대 오목대에서 전동성당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에는 성심여고 일대가 지금과 달리 텅 비어있어 한옥마을이 형성되기 이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목대 사진 중에는 미끄럼틀과 시소가 설치돼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전주천에 있는 정자인 한벽당과 전라선이 지나는 한벽굴의 모습.
한옥마을 거리와 골목길 모습은 한옥마을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한 사진들이다. 골목길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 모습, 담벼락 밑에 모여 앉아 뭔가를 하고 있는 사진 등은 지나간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정자인 한벽당 아래 전주천에 한지통을 놓고 종이를 뜨는 장면은 전주한지의 역사를 말해준다.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한 전주천 오모가리탕집과 헤엄치며 노는 아이들 모습은 전주사람들의 여름날을 담은 것이다. 한옥마을 주변에 위치한 풍남문과 남문시장 풍경을 담은 사진도 전시한다.
전주천 주변 유명한 민물매운탕인 오모가리탕 집의 모습.
드론으로 촬영한 한옥마을의 현재 모습을 10여분짜리 동영상으로 상영한다. 전시는 내년 3월말까지 이어진다. 이동희 관장은 “한옥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를 마련했다.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한옥마을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어진박물관 제공
1968년 한벽당 아래 전주천에서 통을 놓고 한지를 뜨는 장면.
1970년대 한옥마을 골목길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1972년 한옥마을 거리의 모습. 멀리 전동성당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