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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 성금 6천만원 훔친 피의자 2명 구속

등록 2020-01-01 21:36수정 2020-01-01 21:57

전주지법 “도주 우려 있다” 영장 발부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긴급체포된 피의자들이 지난달 30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들어서자 취재진이 질문을 하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긴급체포된 피의자들이 지난달 30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들어서자 취재진이 질문을 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훔친 2명이 구속됐다.

전주지법 최정윤 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ㄱ(35)씨와 ㄴ(34)씨의 구속영장을 1일 발부했다. 최 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뒤편에서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익명 기부자가 두고 간 성금 6천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수사 결과, 이들은 얼굴 없는 천사의 연례적인 몰래 기부가 이번에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서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주민센터 인근에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세워놓고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놓고 가기를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들이 탄 차량 번호판에는 물 묻힌 휴지를 붙여 식별을 어렵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평소 동네에서 눈에 띄지 않던 스포츠유틸리티차를 수상하게 여긴 한 주민의 제보로 범행 4시간 30여분 만에 충남 논산과 대전 근처에서 이들을 각각 붙잡았다. 주민의 제보로 쉽게 용의차량을 특정하고 신속히 추적한 경찰은 이들이 훔친 성금 6016만2310원을 모두 되찾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유튜브를 보니 얼굴 없는 천사가 연말에 오는 것 같더라. 사업자금이 필요해서 천사를 기다렸다가 돈을 훔쳤다”며 범행 일체를 인정했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9년째 20차례에 걸쳐 주민센터 근처에 성금 58만4천원~8026만5920원씩을 두고 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차례도 공개하지 않았다.

전주시는 이 얼굴 없는 천사의 숨은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2009년 12월 세웠다. 시는 또 주변 도로와 마을을 각각 천사의 길과 천사마을로 이름 붙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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