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이 군수 발언을 유출했다고 지목한 공무원을 200㎞ 떨어진 신안 홍도로 유배 보내 눈총을 받고 있다.
고흥군은 8일 “영남면사무소의 6급 공무원 신아무개(49)씨를 신안군 관할인 흑산면 홍도관리사무소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홍도는 고흥에서 목포까지 육로로 2시간을 달린 뒤, 해로로 2시간30분을 더 가야 하는 ‘험지’다.
고흥군은 신안군과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전보라고 설명했지만, 부인하기 어려운 보복성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송귀근 군수가 경솔한 발언을 반성하지 않고 속 좁은 조사와 인사를 이어간다는 반발도 나온다.
유배의 발단은 지난해 9월30일 군청에서 열린 간담회 때 송 군수가 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레미콘 공장을 반대하는 민원을 두고 “동참한 주민들이 피해가 있다 없다를 안다기보다 몇 사람의 선동에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집단시위가 그렇다.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다. 몇 사람이 하니까 나머지는 그냥 따라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내부 방송망을 통해 읍·면 사무소까지 중계됐다. 이 발언이 보도되자 촛불시위를 격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송 군수는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후 고흥군은 유출자를 찾는 작업에 착수했다. 녹음 파일에 담긴 목소리를 근거로 영남면사무소 직원 5명을 조사하고, 예산 400만원을 들여 포렌식 업체를 부르기도 했다. 신씨는 끝까지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고, 지난 7일 신안 홍도로 전보됐다.
신씨의 지인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할 탄원서를 만드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신씨가 ‘사건 해결까지 휴대전화를 바꾸지 말라’ ‘행위자가 발견되면 퇴출·파면하겠다’는 등 협박을 당했다. 정당성이 없는 무자비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녹음하지 않았고, 녹취했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사기관이 아닌 군청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강제할 수 없다. 사생활 침해이고, 직장 내 괴롭힘이다”라고 항변했다.
고흥군은 보복이 아니라는 태도다. 군 쪽은 “군의 명예가 실추돼 조사에 나섰다. 신씨가 휴대전화 검사를 거부해 유출자로 지목했고, 징계 대신 일대일 교환근무제도에 근거해 발령한 것일 뿐이다. 신안에서도 고흥 봉래면으로 공무원 1명이 파견됐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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