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늬우스박물관 개관식이 열린 지난달 31일 김승수(가운데) 전주시장과 박병술(오른쪽) 전주시의회 의장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전주시 제공
성매매집결지 한복판에 마을사박물관이 최근 문을 열었다.
전북 전주시는 완산구 노송동 주민들의 다채로운 삶의 얘기를 담고, 이 지역의 역사 등을 활용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마을사박물관이 지난달 31일 문을 열었다고 3일 밝혔다. 60년 넘게 전주시내에서 가장 어두운 곳으로 지목됐던 성매매집결지(선미촌)에 만든 ‘노송늬우스박물관’(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권삼득로43)이 개관한 것이다.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노송늬우스박물관은 노송동 마을의 역사와 주민의 삶, 문화·예술을 고스란히 담은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앞으로 천사마을과 주민공동체 등 노송동 주민들의 다채로운 삶을 보여주는 특색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름을 ‘늬우스’로 한 것은 노송동의 역사성을 담아내기 위함이다.
노송늬우스박물관 개관식이 열린 지난달 31일 김승수(가운데) 전주시장과 박병술(왼쪽) 전주시의회 의장이 작업 총괄을 맡은 김해곤(오른쪽) 감독한테서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전주시 제공
이곳은 물결서사 아티스트랩 ‘인디’가 주관하고, 마을미술프로젝트 전문가인 김해곤(55) 감독이 전반적인 기획을 맡아 이뤄졌다. 주민 공간으로 꾸려진 박물관 1층은 주민예술가 6명이 만들어낸 사진, 아코디언 연주곡, 분재, 초상화, 수석, 압화 등이 있다. 2층에는 13개 공간이 마련돼 노송동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자료로 채워졌다.
김해곤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3명의 연구원과 함께 마을주민들과 인터뷰를 통해 주민의 생각과 마을이야기를 기록했다. 또 역사가 담긴 주민들의 소중한 물품도 기증받았다. 김 감독은 “좋은 공간에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었던 만큼, 지역작가들과 함께 주민의 이야기를 많이 채워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노력했다. 노송동의 아픈 과거가 예술로 승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선미촌은 강제적인 공권력이 아닌,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점진적 변화를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받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교육 공식 프로젝트로 인증받았다. 이 마을사박물관은 앞으로 주민의 힘으로 마을재생을 이끌어갈 거점공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노송늬우스박물관과 50여m 떨어진 서노송예술촌의 새활용센터 ‘다시봄’에서 특색있는 문화예술장터를 열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전주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단 ‘인디’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노송예술촌에서 문화예술장터를 열었다. 전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