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1하수처리장 방류구를 통해 하수 처리수가 영산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광주환경공단 제공
광주·전남 지역의 대표적인 수계인 광주천과 영산강에 비가 올 때마다 빗물과 섞인 오수 수백만톤이 그대로 방류되고 있다. 광주의 하루 하수처리량도 설계용량의 100%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이 시급하다.
4일 광주환경공단이 관리하는 1·2하수처리장과 효천하수처리장 등 3곳 하수처리장의 하수 처리 현황을 보면, 2018년 빗물과 섞인 하수 약 344만8004톤이 광주천과 영산강으로 흘러들어갔다. 광주환경공단 쪽은 “광주 구도심 등지의 하수관거 대부분이 빗물과 하수가 섞여 운반되는 합류식인데,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기 때문에 유입을 막아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광주 3곳의 하루 평균 하수처리량은 74만2524톤으로 설계 처리용량(73만6천톤)을 넘어섰다. 광주시의 설계용량 대비 실제 하루 하수처리량 비율은 100.9%로 서울시(84%), 부산(77%), 대전(68%)에 견줘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하수처리량을 하수처리장 설계용량의 80% 이하로 유지하라는 환경부 권장 사항을 고려하면 3곳은 26.1%를 초과한 셈이다. 광주환경공단 쪽은 “현재 환경부 지침을 어기지 않은 채 하수처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1하수처리장 상하류 수질분석자료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지 못한 총질소(T-N)와 총인(T-P) 등 오염물질이 광주천과 영산강으로 흘러가 부영양화와 녹조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3곳에서 하루 평균 8.161톤씩 연간 2978톤의 질소 성분이 광주천과 영산강으로 유입됐다. 1하수처리장 상·하류에 있는 광주천과 영산강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총질소 평균은 상류(3.332㎎/ℓ)보다 하류인 서창교 부근이 15.171㎎/ℓ로 5배나 더 높았다. 광주환경공단 쪽은 “1하수처리장의 방류수가 수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광주광역시는 환경부에 하수처리장 규모를 10만톤 이상 증설해달라고 수년째 요청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하수처리 과정에 ‘막처리 공법(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오염물질을 재처리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지만,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양해근 한국환경재해연구소 소장은 “광주 주요 거점을 선택해 지하에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지상엔 주차장·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환경생태국 관계자는 “하수처리장 시설 국비 지원 비율이 10%에 불과해 국비 지원 비율을 높여달라고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강렬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은 “전남도가 더 큰 관심을 갖고 공동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4일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1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이 영산강으로 합류되고 있다. 광주환경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