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인 서구 유덕동 차량기지 예정 터에서 옛 조상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도랑과 구덩이 등 옛 유적들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유적이 보존 필요성이 있다는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가 나오면 차량기지 설계를 변경해야 된다.
12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서구 유덕동 도시철도 2호선 차량기지 터 6만6천여 ㎡의 터에서 고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유구(건물의 자취)가 발견됐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에서 문화재 시굴조사 위탁을 받아 용역을 수행중인 나라문화연구원 쪽은 “삼국시대~조선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구(도랑)와 수혈(구덩이) 등의 유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는 유덕동 차량기지 공사를 착공하기 전에 전체 면적의 10%에 대해 시굴조사를 마마칠 방침이다.
유구는 건물지·주거지 등 옛 시설물을 말하며, 유물은 토기·석기 등의 생활도구를 일컫는다. 보통 유구와 유물 등 옛 유형물의 자취를 유적(遺蹟)으로 통칭한다. 유덕동 차량기지 터 시굴조사에서 나온 유구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매장문화재의 가치에 따라 보존 여부가 결정된다. 문화재청 쪽은 “시굴조사 과정에서 중요 유적이 발견되면 공사 대상지의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유덕동 차량기지 터에서 발견된 유구의 기록을 담은 보고서를 내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기지 공사 착공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 중 남구 입암동 주박기지(도시철도 막차의 주차지)로 터(7824㎡)도 문화재 시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문화재보호법은 3만 ㎡ 이상의 건설공사를 할 경우 지표조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호선 공사 구간 중 유덕동 차량기지 터와 입암동 주박기지 터 2곳을 문화재 시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쪽은 “입암동 주박기지 터는 2~3년 후 3단계 공사 착공 전에 문화재 시굴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는 3단계로 나뉘어 추진되며 지난해 10월 1단계(2023년 개통 예정)공사가 6개 공구별로 나뉘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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