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성폭력 교수를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은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건물 입구를 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박임근 기자
외국인 여교수를 성추행한 전북대학교 교수가 해임됐다.
전북대는 지난해 외국인 여교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인문대학 교수(56)에 대해 교육부로부터 이달 초 해임처분을 통보받아 지난 14일 해임했고 이를 해당 교수에게 알렸다고 19일 밝혔다. 전북대는 사유는 교육공무원법 위반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당사자에게만 통보하게 돼 있어 말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징계처분인 만큼 다시 대학 징계위윈회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한 교수는 “피해자인 여교수가 ‘가해자의 해임 소식을 듣고 많이 울었다. 주변의 수많은 압력에서 풀려나는 느낌이고,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걱정했는데, 한국에도 이제 살아갈 희망이 있구나. 무엇보다 전북대는 단 한번의 피해자 진술도 제대로 청취하지 않았는데, 교육부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임된 교수는 지난해 3월29일 학과 단합대회 저녁자리에 참석한 뒤, 외국인 여교수를 숙소인 기숙사로 데려다주던 중에 자신의 차 안에서 여교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9월 보호관찰소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대학 쪽은 직위해제됐던 이 교수를 지난해 10월1일자로 복직시켜 학생 등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후 대학징계위(내부·위부 위원 7명)는 지난해 11월 정직 3개월을 결정해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대학 쪽은 지난해 12월20일 교육부에 재심의를 요청했고, 이달 초 교육부가 해임처분을 통보했다. 해당 교수는 성추행 논란이 일자 강의에서 배제됐고, 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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