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이 승객이 30% 줄어든 전남 구례터미널 구례군청 제공
승객이 줄어 적자가 쌓인 농어촌 버스터미널의 운영을 떠맡는 지방정부가 늘어나고 있다.
전남도는 24일 승객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시외버스터미널 48곳 중 구례·강진 등 6곳을 지방정부가 맡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민간 터미널도 수익이 줄어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구례군은 올해 터미널 운영비로 2억6700만원을 편성했다. 군은 터미널에 매표원 2명, 청소원 2명, 시설관리원 2명 등 모두 6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이용객은 2014년 952명에서 2019년 662명으로 5년 만에 30% 줄었다. 군은 2004년 민간업자가 부도를 낸 뒤 터미널을 맡았다. 주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15억원을 들여 읍내 터미널 터 768㎡(약 230평)를 사들이고, 20억원을 들여 대합실 등을 설치했다. 군 교통행정팀 담당자는 “가뜩이나 승객이 없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절반이 더 떨어졌다. 승차권을 팔면 6.0~10.5%의 수수료를 받지만 보수비와 공과금을 충당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2018년부터 터미널과 주차장을 건물주한테 월 1500만원의 임대료를 주고 운영하고 있다. 군은 터미널 관리를 위해 직원 5명을 채용했으나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다. 하루 이용객은 2017년 1400명에서 지난해 1290명으로 줄어들었다. 장성군도 2013년부터 터미널을 떠안아 토지·건물을 사는 데 10억7천만원을 들였고, 지난해 운영비로 3800만원을 썼다.
일부 시군에서는 민간업자들이 줄어든 수익을 보전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영광 법성포터미널은 2018년 12월 적자가 늘었다며 폐업한 뒤 인근에서 간이정류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양의 광양·중마터미널은 지난해 10월 갑자기 수수료를 올렸다가 민사소송을 당하는 등 반발을 샀다.
전남도 교통기획팀 최성근씨는 “대합실 화장실 등을 갖춘 터미널이 사라지면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법적 근거 없이는 지원할 수 없어서 아예 직영하는 지방정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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