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중증 환자들이 오시면 치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이신석 빛고을전남대병원장은 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구의 확진자 중 15% 정도에 해당하는 중증 환자들을 진료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 남구 노대동에 있는 빛고을전남대병원은 광주시립제2요양병원과 함께 보건복지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뒤 입원 환자들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빛고을전남대병원엔 현재 광주 확진자 중 경증 환자 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빛고을 전남대병원은 1인실 기준으로 35개 병상을 확보한 상태다. 빛고을전남대병원은 이동용 음압기 5대를 갖추고 있다. 이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뒤 곧바로 이동용 음압기 구매 신청을 해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전북 군산과 전남 완도·장흥 의료기관에서 이동용 음압기 3대를 빌려왔다”고 말했다.
빛고을전남대병원은 3개 병상에 이동용 음압기를 설치해 대구 중증 환자 이송에 대비하고 있다. 대구 확진자들이 이용할 병실은 5~6층에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내일(4일) 중으로 대구 경증 확진자 일부(5명 안팎)가 대구에서 광주로 출발할 예정이다. 광주는 철저한 방역망 구축과 대응을 통해 나눔과 연대의 시대적 소명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확진자들은 병원에 머무는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 2주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빛고을전남대병원도 의료시설과 의료인력 부족을 우려한다. 이 병원장은 “대구에서 오는 중증 환자들은 기침과 가래 등 바이러스 양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1인실에서 진료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빛고을전남대병원엔 감염내과 교수 1명 외에 내과 교수들 10여명이 근무 중이지만 당직근무 등을 고려하면 의료인력 부족이 예상된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후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대구와의 병상연대에 따른 대시민 발표를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제공
더욱이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은 1인실 기준으로 24개 병동을 마련했지만, 이동용 음압기가 단 1대도 없고 의사도 5명에 불과해 중증 환자는 치료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병원장은 “다행스럽게도 광주시의사회에서 호흡기내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자원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선 2일 ㄱ(48·여)씨와 아들 ㄴ(21)씨, ㄱ씨의 어머니 ㄷ(83)씨 등 3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광주 확진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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