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가 5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수산단 안 노동자의 작업복 세탁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전남노동권익센터 제공
여수국가산단 노동자 대부분이 작업복을 집 안에서 세탁하며 가족의 건강을 해칠까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노동권익센터와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는 5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수산단 안 노동자의 작업복 세탁실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작업복의 세탁 장소는 95.2%가 집, 4.0%가 근처 세탁소, 0.8% 기타 등이었다. 집에서 세탁하는 이유는 ‘사업장에 세탁소가 없어서’(52.8%), ‘집이 편해서’(35.3%), ‘세탁비를 아끼려고’(15.7%) 등으로 응답했다.
집에서 세탁할 때 애로점(복수응답)으로는 가족의 위생·건강 피해(52.8%), 세탁조에 기름때나 퀴퀴한 냄새 잔존(26.0%), 잔존 유해물질에 대한 불안(24.0%) 등을 꼽았다. 특히 74.3%는 세탁조 안에 남은 오염물질이 다른 옷에 얼룩이나 흔적을 남기는 따위 교차 오염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했다.
응답자의 99.6%는 작업을 마친 뒤 현장에서 씻지 못한 채 그대로 퇴근하고, 95.2%는 작업복을 본인 부담으로 세탁해야 한다며 개선을 바랐다. 산단 안에 공동 세탁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두고는 65.2%는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곳의 세탁비는 64%가 ‘무료로 해야 한다’고 했고, 14.8%는 ‘한벌 500원’, 10.0%는 ‘1000원 이상’을 제시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8일 여수산단에서 유지·보수 작업을 하는 노동자 3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이 보유한 작업복은 평균 2.5벌이었고, 92.3%가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작업복은 노동권의 상징이다. 대부분 노동자가 작업복을 자기 돈으로 사서 빨고 있는 현실을 고쳐야 한다. 우선 안전하고 편리하게 세탁하는 제도를 만들고, 이후 작업복을 고용주가 지급하도록 법령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장은 “사업장 100여곳에서 1만5000여명이 비슷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건강한 노동과 안전한 노동을 위한 발판으로 작업복 공동 세탁소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수시의회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문갑태·박성미·고용진·정경철·주종섭 등 의원 5명은 “노동자와 가족의 불편을 덜기 위해 공동 세탁소 설치를 추진하겠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실태 조사를 벌인 뒤 인력·예산·장소·이용 방안 등을 담은 조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