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이 운영하는 차량 이동형 선별진료소. 구례군청 제공
코로나19 확진자의 산수유마을 방문으로 소동을 빚었던 전남 구례 등 봄꽃 명소 주민들이 주말 상춘객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구례군은 27일 “섬진강 벚꽃길의 진입로 일부를 막고 주변 판매장을 폐쇄하는 등 상춘객한테 2주 동안의 ‘잠시 멈춤’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문척면 동해마을~간전면 남도대교~토지면 토지리 등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벚꽃길 60㎞ 구간에 차량이 몰리지 않도록 순천방면 진입로를 차단하고, 5일시장과 죽연주차장를 폐쇄했다. 꽃길 외곽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진입로 곳곳에 차량 이동형 진료소를 운영한다. 군은 도로 곳곳에 ‘벚꽃도 코로나가 무섭다. 제발 오지 말라’는 현수막을 붙였다. 벚꽃 명소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데크길도 폐쇄했다. 구례에는 지난 18일 ㄱ(60·여)씨 일행이 확진 사흘 전에 산수유마을을 찾아와 식당과 암자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민 17명이 검진을 받는 소동을 빚었다.
영암군은 2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월출산 남쪽 자락의 왕인박사 유적지의 출입을 통제한다. 벚꽃 명소인 왕인박사 유적지 들머리에 차단막을 설치해 방문객의 출입을 막고, 이면도로의 주정차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벚꽃길 10㎞ 구간을 수시로 방역하고 노점상을 엄격하게 단속한다.
완도군은 28~29일, 다음달 4~5일 청산·보길·소안·노화도를 찾는 외지인의 방문을 통제한다. 이 기간 외지인은 섬 4곳으로 들어가는 여객선의 승선권을 살 수 없다. 김준남 해양자원팀장은 “감염의 우려하는 주민의 불안이 크다. 평일에는 방문객과 섬 주민의 객실을 분리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상춘객 700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해 부득이 통제한다”고 전했다.
신안군은 증도면 병풍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주말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단 기간은 28~29일, 다음달 4~5일 두 차례다. 군은 ‘12사도 순례길’로 알려진 병풍도에 관광객이 몰리자 이런 조처를 했다. 정기여객선은 압해읍 송공항에서 4차례, 지도읍 송도항에서 5차례 운항한다. 하루 이용객은 90여명이지만, 주말이면 800여명으로 늘어난다.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49조)은 자치단체장한테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교통의 전부나 일부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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