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시설본부가 지난 31일 전북 군산시 옥구저수지 주변서 미군이 불법 매설해 쓰다가 폐쇄한 송유관을 찾아냈다. 군산시 제공
1940~50년대 주한미군이 전북 군산에서 불법 매설해 사용한 송유관이 발견됐다.
1일 국방부와 군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방시설본부와 시는 3월31일 옥구저수지 주변 개사동 609-29번지 일대에서 40년 전에 폐쇄돼 매설된 채 남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주한미군 송유관(군산내항~미공군 군산비행장)에 대한 2차 현장 굴착작업을 벌여 폐쇄된 지중매설 송유관을 찾아냈다. 송유관은 지름 150㎜ 강관 재질로 지하 약 70㎝ 깊이에 묻혀 있었다. 국방시설본부는 지난 3월4일에도 이 일대에서 굴착작업을 벌였으나, 송유관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1~2차 조사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군산시가 국방부에 요청해 이뤄졌다.
이 송유관은 군산시 옥서면 미공군 군산비행장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1940∼50년대에 지하에 설치됐으며, 길이가 약 12㎞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 군산시 해망동 유류저장고 폭발사고 뒤 폐쇄됐으나, 정확한 매설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일부 송유관은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돼왔다.
국방시설본부가 지난 31일 굴착작업을 통해 찾아낸 지름 150㎜ 크기의 주한미군 송유관. 군산시 제공
송유관에는 여전히 기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국방시설본부와 군산시가 확인작업을 위해 송유관을 자르자, 기름 냄새와 관 안에서는 소량의 물과 섞인 기름이 확인됐다. 국방시설본부는 이 송유관이 지났을 것을 추정되는 지역(해망동·소룡동·옥서면)으로 굴착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군산시는 송유관 주변 토양오염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뒤, 오염이 확인되면 국방부에 정화처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송유관이 불법 매립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전체 구간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뒤 철거 및 복구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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