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영대(왼쪽)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오른쪽) 후보.
전북 군산은 이번 총선에서 전북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단수 공천을 받은 신영대(52) 후보와 현역 의원인 김관영(50) 후보가 재대결한다. 신 후보는 높은 당 지지율과 청와대 행정관 경력을 내세운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 후보는 3선에 도전한다. 두 후보는 8년 전인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한 차례 격돌해 김 후보가 이겼다.
당시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간판을 달고 나온 김 후보가 60.04%를 득표(6만342표)하며 당선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신 후보는 16.75% 득표(1만6839표)에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신 후보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서로의 위치가 뒤바뀌게 됐다. 두 후보는 군산제일고 선후배 사이다. 신 후보가 31회, 김 후보가 33회 졸업생이다.
신 후보는 김 후보가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바른미래당에서 무소속으로 소속을 바꾼 경력을 두고 정체성을 공략하고 있다. 김 후보가 “당선하면 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반면, 김 후보 쪽은 3선 의원으로 중진을 만들어 어려워진 군산 경제문제 해결에 힘을 싣도록 힘을 쏟자고 호소하고 있다.
백중세인 만큼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신 후보는 중앙의 지원을 받고 있다. 원혜영·백재현·강창일 의원 등 불출마를 한 당의 중진 의원들이 꾸린 ‘라떼는! 유세단’이 지난 5일 신 후보 지원을 위해 군산을 찾았다. ‘라떼는’은 ‘나때는 말이야’는 말을 언어유희로 바꾼 ‘라떼 이즈 어 호스’(Latte is a horse)에서 따온 신조어다.
재선이지만 무소속인 김 후보는 지난 4일부터 ‘오직 군산을’ 기치로 유동인구가 많은 길목의 노상에서 88배(큰 절)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김 후보의 88배 전략은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와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데다, 중앙당의 지원없이 홀로 선거를 치러야하는 무소속 후보의 간절함에서 비롯했다.
미래통합당 이근열(왼쪽) 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최순정(오른쪽) 후보.
두 후보의 1호 공약도 관심이다. 신 후보는 2017년 7월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른 새로운 공약보다 경제적으로 시급한 현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후보는 “복합리조트, 등 어떤 공약도 3~5년 이상이 걸린다. 지금 군산시민은 오래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고 있다. 집권 여당 후보로서 당선하면 제2군산형 일자리방식으로 현대중공업을 1년 안에 재가동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재가동을 하려면 3년 이상 선박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며 실효성에 문제를 삼는다.
김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새만금 복합리조트 건설 추진’을 내세웠다. 복합리조트는 호텔·쇼핑·공연장·카지노·놀이공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리조트다. 신 후보는 “새만금에 도박장이 들어서면 안 된다”며 반박한다. 시민단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도 “김 후보 공약은 명칭만 복합리조트일 뿐 핵심은 내국인카지노이고, 전형적인 새만금팔이 공약”이라고 반대했다.
김 후보는 “복합리조트의 개념은 레크리에이션 및 회의·쇼핑 시설, 박물관, 공연장 등 마이스(MICE) 시설이 메인이다.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전제로 샌즈사에 10조원을 투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쪽은 카지노 논란의 대안으로 입장료 100달러 인상(현행 10배), 인근 시도 주민입장 금지, 4촌 이내 혈족간 출입제한 요청 가능, 연간 배팅한도 금액 이상 배팅시 세무조사 실시, 100명 규모 이상의 카지노감독위원회 설립 등을 강조했다.
<전북도민일보> 등 전북지역 4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사에 의뢰해 4월4~6일 조사한 결과, 지지율이 신 후보 46.1%, 김 후보 45.6%로 오차범위에서 0.5%p 차이를 보였다. 조사는 만 18살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유선RDD와 무선가상전화 방식으로 선정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한편, 국제써밋마약치유센터 중앙부회장인 미래통합당 이근열(46) 후보와 약사 출신 국가혁명배당금당 최순정(70) 후보도 표밭을 공략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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