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는 김원이(51)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했다. 김 당선인은 개표 결과 유효표 12만7269표의 48.7%인 6만2065표를 얻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박지원(77) 민생당 후보는 37.3%, 윤소하(58) 정의당 후보 11.8%를 얻는 데 그쳤다.
그의 당선은 정치 신인이 목포에서 내리 3선을 했던 관록의 정치 9단을 물리쳤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김 당선인은 행정관, 박 후보는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꺾어 세대교체를 이룬 셈이다.
김 당선인은 “새로운 목포를 위한 시민의 선택에 깊이 감사드린다. 시민의 열망을 실현할 인물로 임무교대를 바라는 시민의 요구대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함께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의 경륜, 윤 후보의 헌신을 잘 이어받아 새롭고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신안 도초 출신인 그는 목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지역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목포 죽동교회에서 대밭골 야학 강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고교 졸업 뒤 성균관대에 진학해 학생운동에 뛰어들었고 총학생회 정책국장을 지냈다. 96년 서울시 성북구청장 비서로 공직에 입문해 국회의원 보좌관,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거쳤다.
민주당 경선에서 신승한 그는 새로운 목포 건설을 기치로 4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기울었던 민심을 돌려세웠다. 선거 운동 기간 그는 “목포는 민주당의 뿌리이자 원류여서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놓아야 한다. 중앙정치와 지방행정을 두루 거치며 쌓은 경험으로 침체한 목포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목포형 일자리 5천개, 전남형 일자리 2만개 창출을 먼저 추진하겠다며 △역세권 개발과 원도심 대개조 △2028년 세계 섬 박람회 유치 △선창경제 활성화 △매월 마지막 토요일 ‘유달정담’ 운영 △중년을 위한 ‘50+센터’ 설치 △원도심 트램 개설 등 공약을 내놓았다.
선거일 직전 민주연구원이 전남 동남권 의대 설치 연구협약을 발표하고, 목포역 지하화는 공간이 협소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악재를 만났지만 무난히 넘어섰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지역의 30년 숙원인 목포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꼭 유치하겠다. 새로운 목포를 만들기 위해 사람·정책·예산을 촘촘하게 구상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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