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강도살인 피의자’ 부산 실종 여성도 살해했나?

부산 실종 여성 머리카락 피의자 차량서 발견
전북경찰청 등 “유전자 감식 통해 연관성 수사”

전북지방경찰청 전경.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의 머리카락과 물건이 전북 전주의 ‘30대 여성 강도살인’ 피의자 차 안에서 발견됐다.

전북지방경찰청 등은 12일 “지인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로 구속된 ㄱ(31·남)씨의 승용차 안에서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과 소지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머리카락과 소지품은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 지난달 부산에서 전주로 온 뒤 실종된 ㄴ(29·여)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소지품 등은 지난달 19일 ㄱ씨를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한 뒤 자동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ㄱ씨 차량에서 다른 여성의 머리카락이 발견된 것을 수상히 여겼으나, 그때는 ㄴ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되기 전이었고, 전주 30대 여성의 실종사건에 집중한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달 29일 ㄴ씨의 아버지는 “12일께부터 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실종된 여성의 휴대전화가 지난달 18일 전주에서 켜진 사실을 확인한 부산 경찰은 지난 8일 전북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여성의 휴대전화는 지난달 12일께부터 꺼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전주로 온 ㄴ씨의 동선이 ㄱ씨와 일부 겹치고, 두 사람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된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달 18일 밤 한 남성과 차 안에서 다투는 장면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을 단서로 수색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ㄴ씨의 실종에 ㄱ씨의 연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ㄱ씨가 살해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임실군 일대를 수색했지만,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정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구속된 ㄱ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40분께 전주시 완산구의 한 원룸 근처에서 30대 여성 ㄷ씨를 차에 태워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달 19일 체포됐다. 여성 ㄷ씨는 실종 9일 만인 지난달 23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