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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종여성 한달 만에 주검으로…전주 사건 피의자 연쇄범행에 무게

등록 2020-05-12 21:24수정 2020-05-13 02:42

피의자 차에서 실종자 소지품 발견
살해 수법·시신 유기 방식도 유사
경찰 "확실치 않지만 연루 가능성 커"
전북지방경찰청 전경.
전북지방경찰청 전경.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이 약 한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주 강도살인 피의자의 추가 범행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앞서 살해한 30대 여성과 이번에 발견된 20대 실종자의 시신을 유기한 방식이 비슷한데다, 범행수법도 일치해 동일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등은 12일 “이날 오후 3시께 전북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서 ㄱ(29)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농장주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검의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확인했다. 숨진 ㄱ씨는 지난달 중순께 부산에 있는 자택을 나온 뒤 연락이 끊겨 가족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발견 당시 ㄱ씨 주검은 하늘을 향해 있었으며, 옷가지 일부는 벗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내의 지인인 ㄴ(34)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ㄷ(31)씨가 ㄱ씨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ㄷ씨는 ㄴ씨를 살해할 당시 먼저 차에 태워 목을 졸라 살해하고 범행 당일 주검을 유기했다. 지난달 23일 전북 임실군의 한 하천 인근에서 발견된 ㄴ씨도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ㄱ씨와 ㄴ씨 모두 주검은 훼손되지 않았고, 주변에 땅을 파거나 흙을 덮으려고 시도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20대 ㄱ씨는 피의자 ㄷ씨의 차에 탄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ㄱ씨와 ㄷ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났으며, ㄷ씨 차량에서 ㄱ씨의 머리카락과 물품이 발견됐다.

경찰이 확보한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 주유소 폐회로텔레비전(CCTV)에는 지난달 18일 피의자 ㄷ씨가 차 안에서 20대 ㄱ씨와 다투다가 위력으로 목을 조르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ㄷ씨가 지난달 19일 30대 ㄴ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점으로 미뤄 ㄱ씨 주검도 마찬가지로 범행 당일 과수원에 유기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곧 수감 중인 피의자 ㄷ씨를 불러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면서도 “현재로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추가 범행을 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여러 정황상 피의자가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 당시부터 범행을 부인했던 피의자 ㄷ씨는 우울증약 복용을 구실로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유치장에서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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