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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군 딸의 살풀이춤…“흔적없이 스러진 이들의 흔적이 되길”

등록 2020-05-18 13:49수정 2020-05-18 14:06

단국대 김선정 교수, 5·18 40돌 기념식서 5월의 넋 위로
82년 고문 후유증으로 숨진 5·18 시민군 김성찬씨 딸
18일 5·18 40돌 기념식에서 살품이춤을 공연하는 단국대 김선정 교수
18일 5·18 40돌 기념식에서 살품이춤을 공연하는 단국대 김선정 교수

5·18민주화운동 40돌 기념식에서 시민군의 딸이 ‘살풀이춤’으로 간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정부는 18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0돌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는 경과보고, 편지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기념공연 무대에선 5·18 당시 시민군 김성찬(82년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 씨의 딸 김선정 단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교수가 ‘광주의 넋’을 주제로 살풀이춤을 헌정했다. 김 교수는 6분 동안 피맺힌 한을 토해내듯 격정적인 춤사위를 펼쳤다. 온몸이 땀으로 젖은 김 교수는 아버지의 행적과 기억을 더듬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군부 독재 시절은 그의 가족은 애초 시민군이었던 아버지의 존재와 가족이 겪은 광주의 비극을 감추고 살아야 했다. 주변에선 “광주의 기역자도 꺼내면 안 된다”고 당부하곤 했다.

그는 아버지와의 약속으로 무용을 시작했고, 무용은 그한테 아버지를 기억하는 유일한 방식이 됐다. 운명처럼 살풀이춤 전수자가 된 그는 “오래 억눌러왔던 슬픔을 마음껏 풀어 펼쳤다. 남편의 기억을 끝내 숨긴 채 돌아가신 어머니의 설움도 풀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춤이 아버지처럼 흔적 없이 스러진 이들의 흔적이 되기를, 이름 없는 모든 시민군한테 긍지와 안식으로 다가가기를 바란다. 진심 어린 춤사위가 광주의 넋들과 유족들한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6호 살풀이춤 전수자다. 광주 학강초등학교, 동아여중·고를 졸업했고, 단국대에서 무용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에 임용됐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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