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민간인 공모 면장인 신길호(53) 순천 낙안면장이 돌연 사직했다.
전남 순천시는 8일 “민간인 공모를 임용한 신 면장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1년 5개월 만에 중도 사직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그가 낙안면을 위해 열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주민자치의 모범을 만들었고,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여러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자 ‘시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사직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허석 순천시장도 “자치분권의 확장을 위해 민간인 출신 면장을 모셨다. 면민이 변화를 선택했고, 면장은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여러차례 만류했지만 사직하겠다는 뜻이 확고해서 안타깝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 면장은 지난해 1월 임용돼 낙안면 발전 30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면민인 주주인 농업회사 법인을 설립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주민복지를 위해 꿈지락 작은도서관을 건립하고 지역별로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데도 정성을 들였다. 지난해 7월엔 국비사업 공모를 통해 지역의 30년 숙원이던 생활문화센터 건립을 앞당겼다. 생활문화센터는 34억원을 들여 터 1만2천㎡에 지상 2층, 연면적 1300㎡ 규모로 짓기로 했다.
하지만 건립 터 선정을 놓고 주민 의견이 갈렸다. 이견이 지속하자 같은해 11월 1535명이 참여한 주민투표를 했는데, 53.5%는 낙안면 행정복지센터 인근(동교저수지 아래)을 44.7%는 3.2㎞ 떨어진 내동·신정마을을 지지했다. 두동강 난 여론 속에서 주민투표에 필요한 청구인 서명을 받지 않았다거나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는 등 뒷말이 나왔다. 순천시의회도 주민 갈등을 이유로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자, 그는 장고 끝에 직위를 내려놓기로 했다.
시는 오는 30일 부로 그를 의원면직할 예정이다. 시는 후임엔 다시 공무원을 발령낼 방침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