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작업을 끝낸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변 비료공장의 모습. 익산시 제공
전북 익산시는 암이 집단 발병한 함라면 장점마을 일대의 환경 오염물질 제거작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익산시는 지난 4월부터 집단 암 발병 원인이 된 비료공장 안의 불법 매립 폐기물과 이 공장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유입된 장점마을 근처 저수지 및 논의 오염 토양을 처리해 왔다. 비료공장에서는 2600여t의 폐기물을 캐냈고 저수지와 논에서는 1만6천여t의 오염된 흙을 걷어냈다.
앞서 익산시는 오염원 제거를 위해 장점마을 각 집안과 지붕 등에 쌓인 먼지를 없애고 하수 처리시설 등을 갖췄다. 익산시는 오염물질 제거작업을 마무리함에 따라 오염원으로 작용한 비료공장 활용방안을 곧 확정할 방침이다. 또 부지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지난 4월 발주해 주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공원과 환경 교육장 설립 등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여론수렴과 국내외 사례를 살펴 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같은 제거작업은 지난해 11월 시가 전북도와 공동으로 발표한 장점마을 종합대책의 하나다. 종합대책은 사후관리, 부지활용, 마을 환경개선 등 3개 부문, 12개 사업이 대상이다. 2023년까지 209억원이 넘는 사업규모다. 시는 주민들의 삶의 질 회복을 위해 환경정화사업 등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상공에서 본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모습. 사진에서 중간부분 뒤쪽의 산 중턱에 비료공장(하늘색 건물)이 보인다. 익산시 제공
정헌율 익산시장은 “장점마을이 과거의 평화롭고 안전했던 친환경 마을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점마을 환경사고는 비특이성 질환에 대한 정부 역학조사 결과, 인과관계가 인정된 국내 최초 사례이다. 익산시는 장점마을의 주민 건강문제, 행정대응, 사후관리 등을 기록하는 백서작업도 추진한다.
장점마을에는 2001년 마을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주민들이 고통을 받아왔다. 2019년 11월 기준으로 주민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고, 16명이 투병 중이다.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하지 않은 주변 마을까지 합하면 암에 걸린 사람은 더 많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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