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역사도시인 전남 목포의 주민들이 유달산 자락의 문예 부흥을 다짐하는 골목축제를 연다.
주민단체인 ‘골목길 사람들 목포 북교골 공동체’ 등은 20일 오후 4~8시 전남 목포시 목원동 북교교회 앞에서 ‘들썩들썩 골목축제’를 펼친다. 도시 속에서 한마을을 이루고 사는 이들은 이날 대문 열기와 음식 나눔, 도깨비 장터, 봉산탈춤 등으로 한데 어우러진다. 주민들은 ‘나도 예술가다’라고 이름 붙인 무대에서 저마다 평소 익힌 솜씨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정별님은 ‘목포의 눈물’을 선사한다.
골목축제에 모인 아이들이 짚풀공예에 열중하고 있다. 북교골 공동체 제공
주민들은 시의 문화정책이 일제강점기 건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반성으로 목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예술인의 행적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골목 안에 온기를 불어넣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 때 목포의 상징이었던 가수 이난영의 전시관을 목원동 옛 현진슈퍼 건물에 이날 연다. 이곳에는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를 부른 이난영이 남긴 의상 세 벌과 신발 한 켤레 등 유품을 전시한다. 또 그가 조직한 최초의 여성보컬그룹 김시스터즈의 악기, 의상, 활동사진 등을 곁들인다. 그의 딸 김숙자·애자, 조카 이민자 등 3명으로 구성된 김시스터즈는 1959년 미국에 진출해 텔레비전의 ‘에드 설리반 쇼’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렸다.
20일 목포시 목원동에 개관한 이난영 전시관 북교골 공동체 제공
8월에는 인근에 차범석 작은 도서관을 개관한다. 차범석은 목포 출신 극작가로 ‘대리인’ ‘귀향’ ‘옥단어’ ‘산불’ 등 불후의 희곡을 남겼다. 이어 마을 안에 소설가 박화성, 극작가 김우진의 전시관도 잇따라 세우기로 했다. 한국화가 남농 허건과 ‘인생예찬’의 수필가 김진섭 등의 예술혼도 재조명한다.
주민인 화가 정태관씨는 “목포 유달산 자락은 근현대 가요·문학·미술의 산실이었다. 숱한 예술가들이 열정을 바친 공간이어서 이야기가 풍부하다. 이들의 활동과 주민의 삶터를 접목해 목포 특유의 골목문화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